청년 10명 중 4명 "난 빈곤하다"
청년 10명 중 4명 "난 빈곤하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2.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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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정책연구원 보고서…연소득 평균 총 2223만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만 19∼34세 청년 10명 중 4명은 자신을 빈곤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만 19∼34세 4114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주거 형태, 자산보유 현황 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청년 빈곤 실태와 자립안전망 체계 구축방안 연구Ⅰ'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먼저 '본인의 주관적 빈곤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42.6%)이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이는 '그렇지 않다'(19.2%)의 2배 수준이다. '보통'은 38.2%였다.

자신이 빈곤하다고 답변한 응답자의 34.3%는 향후 빈곤 탈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 탈출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자는 28.5%에 불과했다.

'한국사회 청년 빈곤층의 빈곤 탈출 가능성'에 대해 묻자 응답자의 30.7%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가능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25.6%였다.

이들의 총 연간소득은 △2000만원 미만(41.4%) △2000만∼4000만원 미만(32.4%) △4000만∼6000만원 미만(1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총 연간소득은 평균 222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근로 및 사업 소득은 평균 1955만원, 부모나 친척 등으로부터 받은 연간 소득은 평균 268만원이었다.

총 연간소득에 대해 응답자의 48.6%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16.2%에 불과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35.1%였다. 또한 미래 소득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그렇다'는 응답자 비율이 47.4%로 '그렇지 않다'(20.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6명(63.9%)가량은 자가나 전·월세 등 본인 명의 거주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만 19∼24세의 79.4%, 만 25∼29세의 62.9%, 만 30∼34세의 51.7%가 본인 명의 거주 주택이 없었다.

본인 명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자를 유형별로 보면 자가(38.9%), 전세(32.8%), 보증금 있는 월세(26.4%) 등 순이었다. 본인 명의 주택을 보유한 청년의 절반 이상은 부모나 친지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없는 월세를 제외하고 본인 명의 주택을 소유한 응답자의 46.3%는 전부 본인 스스로 거주 주택 비용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이어 본인이 대부분 마련하고 부모님(또는 친지) 등이 일부 도움(26.5%), 부모님(또는 친지) 등이 대부분 마련해주고 본인이 일부 도움(13.2%), 전부 부모님(또는 친지) 등이 마련(9.7%)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청년의 상당수는 주식과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2.9%가 주식이나 채권, 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 재산 중 주식, 채권, 펀드 규모는 평균 1150만원으로 집계됐다.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21.7%에 달했다. 주식·암호화폐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응답자의 39.6%가 장기적 자금운용을 위해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단기적 수익 실현을 위해(30.2%), 투자 경험을 쌓기 위해(18.3%)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청년들이 최근 1년간 보유한 고위험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23.6%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35.5%가 은행이나 제2금융권 등에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채가 생긴 이유는 주거비 마련(38.0%), 생활비 마련(26.1%), 학자금 마련(19.8%) 등 순이었다.

연구진은 "청년의 어려움이 고용 측면에 그치지 않고 삶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청년빈곤층의 규모가 증가하고 다른 연령대보다 빈곤 위험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청년의 순자산 빈곤율이 다른 연령집단보다 높으며 그 경향도 최근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순자산 빈곤율은 가구의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중윗값의 50% 미만인 가구의 비율을 말한다.

지난 2020년 기준 19∼34세 청년 가구주의 순자산 빈곤율은 51.5%로 전체 가구주의 순자산 빈곤율(31.6%)을 크게 웃돌았으며, 가구주 연령집단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또, 전체 가구주의 순자산 비율은 2017년 31.3%에서 2020년 31.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청년 가구주의 순자산 빈곤율은 같은 기간 47.6%에서 51.5%로 3.9%p 증가했다.

연구진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자산 대물림으로 인한 청년의 집단 내 격차가 커지는 등의 청년 불평등 문제가 악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