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녹조라떼 강 인근 농작물 청산가리 100배 독성 발견"
환경연합 "녹조라떼 강 인근 농작물 청산가리 100배 독성 발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2.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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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낙동강 주변 노지재배 쌀·무·배추 분석결과 발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국제암연구기관 '발암물질' 분류
"대선후보들, 남세균 독성 문제 해결 정책·공약 제시" 촉구
환경연합은 8일 ‘한국인의 밥상이 위험하다, 대선후보는 즉각 응답하라’란 기자회견을 통해 금강과 낙동강 인근에서 재배된 농작물의 독성물질 검출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공약·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환경연합은 8일 ‘한국인의 밥상이 위험하다, 대선후보는 즉각 응답하라’란 기자회견을 통해 금강과 낙동강 인근에서 재배된 농작물의 독성물질 검출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공약·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환경연합)은 8일 서울 종로구 환경연합 회화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과 낙동강 인근 노지에서 재배된 쌀과 무, 배추에서 청산가리 100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단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양이원영, 이수진 의원이 참여했고 분석은 부경대 이승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맡았다.

환경연합은 분석 결과 금강 하류 부근에서 재배된 쌀(현미·10㎏)에선 마이크로시스틴이 1.32㎍/㎏, 낙동강 중류에서 수확한 무(5㎏)에서는 1.85㎍/㎏, 낙동강 하류에서 자란 배추(15㎏)에선 1.13㎍/㎏이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틴은 2010년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 특히 간세포를 괴사시키고 폐포를 붕괴시키는 등 간과 폐에 악영향을 끼치는 물질로 알려졌다. 

환경연합은 기자회견에서 “낙동강과 금강 주변 노지 재배 작물을 분석한 결과 ‘녹조라떼’로 뒤덮인 강물에서 재배한 강 주변 농작물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한국인 식생활의 기본인 쌀과 배추, 무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은 우리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을 지녔으며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의 생식 독성 가이드(0.06㎍/㎏·일)와 비교할 경우 최대 11.4배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틴은 끓여도 분해되지 않는 물질로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환경연합은 농작물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이 녹조라떼로 불리는 ‘독성 남조류’가 주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남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성하는 세균이다. 남세균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이 ‘사이노톡신’인데 이번에 검출된 독성 물질은 그 종류인 마이크로시스틴과 실린드로스포몹신이라는 게 환경연합의 설명이다. 

환경연합은 “맹독성을 지닌 마이크로시스틴과 실린드로스포몹신 검출은 우리 사회가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정부는 남세균 독성 관련 위험평가와 위험관리, 위험 소통에 소홀히 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는 결국 우리 국민이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산물은 지역 내 소비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유통되는데 원산지 표시제는 ‘국내산’으로만 표기됐을 뿐 녹조 창궐 지역 정보는 알 수가 없어 여러 우려를 낳게 한다”며 “시기별·지역별로 체계적인 조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연합은 마지막으로 대선후보들이 남세균 독성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제 대선후보들이 나서야 한다”며 “국민 건강과 직결된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은 민생문제이자 국민 안전 문제란 점을 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