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방문 이틀 째… "朴 단체도 지지선언 해줬다"
"MB 빨리 석방돼야"… '탄핵의 강' 건너려는 의도인 듯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아 "건강이 회복되시면 찾아뵙고 싶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크게 환영하고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아직 입원해 계시고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또 "찾아뵙고 싶은데 다른 정치적인 현안들을 박 전 대통령께서 신경을 쓰신다면 쾌유가 늦어지기 때문에 시도 자체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건강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은데 식사도 제대로 못하신다고 들었다. 그래도 기다려보겠다"며 만남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인 만큼 호전적인 메시지를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하는 단체들도 조금 전 저의 당선을 바라는 지지 선언을 해주셨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간담회에 앞서 '박사모가족' 등 15개 친박(親朴) 단체 등은 "윤 후보가 정권교체의 대업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8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구속 조처된 것을 저희 팀에서 담당하진 않았지만 그 원인이 되는 삼성사건을 맡았고, 또 제가 중앙지검장 된 이후 몇 가지 여죄에 대해선 수사했다"며 "제가 아무리 공직자(검사)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 오르지 못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빨리 석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때 많은 국민 지지를 받고 중책을 수행해오신 분을 장기간 구금해놓는 것이 국민 통합을 생각할 때 미래를 향한 정치로써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윤 후보는 당내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론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준석 당 대표와 갈등 국면 아니냐고 하자 "제 입장에서 보면 갈등이랄 것도 없다"며 "당 대표는 대표 역할을 하고 후보는 후보 역할을 잘 수행하면 될 문제이고,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선대위 쇄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 선대위 쇄신 계획 없다"고 즉답했다.
대구경북 방문 이틀째인 윤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정부·여당과 이재명 후보를 향해 비난공세를 이어갔다.
선대위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신의 주요 지지층을 굳건하게 잡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윤 후보는 대구시당 선대위 출범식 행사 연설에서 "(공수처가) 저, 제 처, 제 처 친구들,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공수처장,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대구 시민과 의료진의 힘으로 힘겹게 이룩한 성과를 K-방역이라는 정치 치적으로 홍보한다"며 "참으로 뻔뻔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