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높여야 하는데"…갈길 먼 한진그룹 '한숨'
"재무건전성 높여야 하는데"…갈길 먼 한진그룹 '한숨'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2.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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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M&A 기업결합 심사 지연돼 투입 비용 증가 우려
제주칼호텔 매각, 추진 본격화 중 지역사회 반발 부딪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사진=신아일보 DB]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한시름 덜었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유휴자산 매각 등 미래경영 개선까지 갈 길은 멀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한 지 약 23개월 만인 최근에 계약을 완료하며 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주칼호텔 매각 등 계획은 각각 공정거래위원회, 지역사회에 가로막혔다.

우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발 외풍은 여전하다.

현재 대한항공은 국내 공정위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필수신고국가들로부터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당초 연내 심사 마무리 방침을 밝혔지만 결국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비판의 목소리를 받고 있다.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를 눈치 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공정위가 먼저 결론을 내야 다른 해외 경쟁당국도 심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올해 남은 마지막 1주 안에 경쟁 제한성 심사 보고서를 대한항공에 보내고 전원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이후 대한항공이 심사경과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면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진행한다. 이 같은 절차를 고려하면 최종 결론은 이르면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심사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정 건전성은 더욱 악화되고 대한항공이 인수에 들여야 하는 비용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매각을 추진 중인 제주칼호텔에 대한 지역사회의 외풍도 거세다.

당초 코로나19 여파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세운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 매각 이외 지주사 한진칼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제주칼호텔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 9월에는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며 매각 추진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가 출범하는 등 최근 지역사회 내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도민연대는 제주참여환경연대와 민주노총제주본부, 정의당제주도당 등 27개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모였다.

이들은 300명 이상의 제주도민이 고용을 박탈당할 수 있다며 매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사원 주택을 매각했다. 제주칼호텔의 경우 고용된 지역민이 있는 적지 않은 만큼 반발도 크다.

이 외에도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인천 영종도 레저시설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왕산레저개발에 대한 매각도 추진하는 등 재무 개선에 힘쓰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유휴자산과 저수익 자산의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