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홍준표, 경선 '2인자' 극과극 행보… 잠행·의견 표출
이낙연·홍준표, 경선 '2인자' 극과극 행보… 잠행·의견 표출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2.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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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상임고문·TK 지역고문 등 외견상 '원팀'
두 사람 모두 선대위 적극 활동하지 않을 전망
(제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1.12.3 [제주4·3평화재단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모두가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리스크로 허덕이는 가운데 당내 대선후보 경선 '2인자'였던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행보에 세간의 눈길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월 이 후보가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되며 고배를 들이킨 뒤 별다른 활동 없이 잠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선출 이후 그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대통령후보 경선결과를 수용한다"며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 후보께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무효표 처리를 두고 지지자들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후 같은 달 15일 "여러분의 뜻을 이루지 못한 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최종 경선 감사 인사를 게시했다.

이어 △누리호 발사 시험 관련(10월 21일) △ 윤 후보 '개 사과' 논란(10월 22일) △백신접종율 70% 돌파(10월 23일) △제주 4·3 희생자 보상(10월 27일)을 거쳐 지난달 4일 쓴 소드바토르 양국 몽골 대통령 비서실장 회동 이후로 글은 올라오지 않는 상태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 후보와 그 가족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돼 '후보 교체론'까지 떠오르는 가운데서도 이 전 대표가 잠행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그의 신중한 성격이 반영돼 있다고 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경선을 마친 뒤 계속 잠행을 이어오며 이 후보에 대해 소극적 협조를 했는데, 경선 패배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각종 논란으로 인한) '후보 교체론'을 염두에 둔 것도 있고, 이 후보가 휩싸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논란 확산 등이 총합돼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이날 유선 인터뷰에서 "선대위에서 적극 행보를 보이면 대장동 의혹 등을 놓고도 이 후보 대해 '보호성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후보가 교체된다면) 차별화 전략을 펼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상임고문에 이름을 올려 외연상 '원팀'은 갖췄다. 이와 관련해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잠행은) 너무 신경 안 써도 된다"며 "어차피 나서야 될 때 나선다"고 단언했다. 즉, 때가 되면 등판해 선대위에서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운영하고 있는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 (사진=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쳐)

이와 달리 홍 의원은 페이스북과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자신의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하고 있다. 홍 의원도 대구시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홍 의원은 적극 지원보다는 늘 해오던 것처럼 '측면 지원'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홍 의원 역시 전날 청년의꿈 내 '홍문청답' 코너에서 "대구 선대위에 백의종군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역할이 없는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며 "그것마저 거부하면 방관자라고 시비를 걸 테니 (이를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혀 이같은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