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상 당연' vs '경쟁상 불가'…삼성·LG OLED 동맹설 '온도차'
'전략상 당연' vs '경쟁상 불가'…삼성·LG OLED 동맹설 '온도차'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12.15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 보고서,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OLED 패널 수급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활용해 TV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상표.[이미지=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활용해 TV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상표.[이미지=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동맹설이 재차 불거졌다. 양사는 이번에도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 TV사업의 수장도 바뀐 만큼 협력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다만 경쟁구도를 고려하면 양사가 손잡긴 쉽진 않을 것이란 해석도 여전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 예정인 퀀텀닷(QD) OLED TV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도 채택할 것이란 분석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6일 “내년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WOLELD TV패널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공급량은 약 200만대 수준이며 앞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OLED TV 침투율 확대와 삼성전자향 200만대 패널 공급을 가정할 경우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의 공급 부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두 차례나 OLED 협력설을 부인했지만 증권가에서 가능성을 다시 점치고 있다. 증권사들의 이런 추측은 양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란 게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지만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기반으로 한 만큼 중국 업체의 추격에 쫓기고 있다. 이에 QLED TV 대신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QD-OLED TV를 준비하며 OLED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양산할 수 있는 QD-OLED 패널수량은 100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연간 생산하는 TV의 2%에 불과하다. 성공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위해선 어느 정도 물량 공세가 필요한데 LG디스플레이가 부족한 OLED 패널을 채워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LG 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고객사 다변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1위 TV업체인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OLED TV 진영을 확대한다는 데 의미가 깊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최근 조직개편과 함께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바뀐 분위기도 ‘협력설’에 설득력을 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CE 부문장인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OLED 진영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던 대표적인 매파”라며 “비교적 온건한 한종희 부회장이 세트 부문장을 맡은 것도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미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를 공급받고 있다”며 “OLED에서 협력하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쟁구도인 양사가 협력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을 폄훼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만큼 LG의 OLED 방식을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골자다. 특히 LCD와 달리 프리미엄인 OLED 시장에서 타사 진영에 힘을 싣진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쨌건 삼성·LG는 프리미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관계”라며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선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