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벗고 녹색으로…친환경 향하는 건설업계
회색 벗고 녹색으로…친환경 향하는 건설업계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2.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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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처리·신재생에너지·탈탄소 사업 등으로 진출
기존 시장서 성장 한계 직면…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과 송무석 삼강엠앤티 회장이 지난 11월17일 서울 SK에코플랜트 지플랜트 사옥에서 투자협약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SK에코플랜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과 송무석 삼강엠앤티 회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SK에코플랜트 지플랜트 사옥에서 투자협약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SK에코플랜트)

건설업계에 녹색 바람이 분다. ESG 경영이 올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은 폐기물 처리나 신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친환경 관련 사업으로 눈길을 돌린다. 전문가들은 기존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건설사들이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친환경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고 분석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 한화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은 친환경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최근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친환경 시장 규모 확대 움직임에 건설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개발이나 건설의 이미지가 환경 파괴적인 이미지를 많이 띠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친환경 부문을 새로운 시장으로써 정착시키려면 건설사들이 기존 사업 수행방식이나 관행을 과감하게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건설사다. 지난 5월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것을 시작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클렌코와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 등 폐기물 처리업체를 잇따라 인수합병했고, 11월에는 해상풍력 핵심 기자재 제작사 '삼강엠앤티'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이달 2일 조직개편을 통해 △에코비즈Dev.(디벨롭먼트) BU(비즈니스 유닛) △에코플랫폼 BU △에코랩 센터로 친환경 사업 부문을 확대 재편하고, 13일 반도체와 연료전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한 플랜트 사업 부문 물적분할을 의결하며 환경·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수처리기업 GS이니마를 내세워 친환경 신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GS건설도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의 자회사 에네르마는 포항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에 연 2만t 규모 블랙 파우더(배터리를 잘게 쪼갠 후 열처리한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이 포함된 검은색 덩어리)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한다. 1차적으로 1500억원을 투입해 2023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폐자원을 전기로 만드는 청정 에너지화 사업을 위해 울산시와 한국남부발전, 한국행융합에너지연구원, SK에코플랜트 등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GS건설은 폐자원 가스화 플랜트의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하고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 EPC와 현장 실증을 맡는다.

지난 9월15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4 일반산단에서 열린 GS건설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 (사진=GS건설)
지난 9월15일 포항 영일만4 일반산단에서 열린 GS건설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 (사진=GS건설)

한화건설은 작년 말 신설한 풍력사업실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90MW급 양양 수리 풍력 발전단지 등 영천과 영월 등지에서 총 100MW 규모 풍력발전 단지 조성을 준비 중이며, 총사업비 2조원 규모 신안 우이 해상풍력사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2030년까지 육·해상에서 총 2GW 규모 풍력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안산 반월염색단지에 폐수 슬러지에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생산플랜트를 건설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는 등 그린 수소 에너지 사업에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DL이앤씨도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바이오매스 배기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BECCU(바이오 에너지 탄소 포집 활용) 설비를 설치해 탈탄소 공장을 구현할 계획이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