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삼킨 중흥…수도권·해외 사업 확장 발판 마련
고래 삼킨 중흥…수도권·해외 사업 확장 발판 마련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2.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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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 통해 '건설업계 3위·재계 21위'로 성장
독립경영 통한 회사별 경쟁력 유지·시너지 창출 기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9일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사진=중흥그룹)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우건설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사진=중흥그룹)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건설업계 3위, 재계 서열 21위 규모 그룹사로 뛰어올랐다. 대우건설이 구축해온 인지도와 기술력,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수도권은 물론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중흥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한 만큼 대우건설의 고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룹 경영이 이뤄질 전망이다.

9일 중흥그룹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이날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에 달하는 주식 2억1093만1209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중흥그룹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면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마무리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5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계열사를 모두 합친 중흥그룹의 시평 규모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3위로 뛰어오른다. 중흥그룹 계열사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올해 시평 15위와 35위를 기록한 바 있다.

47위던 재계 서열도 현대백화점그룹을 제치고 21위로 올라선다. 공정위가 지난 4월 발표한 대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총자산 9조2070억원으로 47위고 대우건설은 9조8470억원으로 42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중흥그룹은 총자산 규모가 19조540억원으로 커진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한다고 지속해서 밝혀왔다. 임직원 고용 승계와 내부 승진 보장, 처우개선, 부채비율 개선 등 대우건설의 안정적 경영을 위한 지원도 약속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독립경영을 통해 발전하는 것처럼 대우건설도 대도약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모든 임직원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 수주 실적 등을 바탕으로 수도권 정비사업과 해외 부문에서 수주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간 화학적 결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수도권 지역 수주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노력 등이 숙제로 남아있지만 중흥 쪽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의지를 보이는 만큼 좋은 M&A(인수·합병)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우건설이 가진 브랜드 파워나 실적, 인지도 등을 통해 (중흥그룹이) 해외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다만 대우건설이 해오던 대형사업들을 중흥이 이해하고 소화해 양사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