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정부 금융 지원 신중론에 '고사 위기'
LCC, 정부 금융 지원 신중론에 '고사 위기'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8.2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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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신청요건 완화 지지부진…한계 봉착 임박
[사진=김소희 기자]
공항에 세워져 있는 항공기[사진=김소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난에 허덕이며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정부는 이렇다 할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CC업계는 정부의 선제적인 금융 지원을 읍소하지만, 정부는 재정 부담을 우려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요건 완화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제주항공은 기안기금을 지원받기 위해 금융당국과 실무협의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지원 여부는 물론 규모, 금리 등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안기금을 지원받더라도 제주항공의 재무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이 다음 달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추진해도 재무 불안정성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기안기금 신청조차 불가하다. 기안기금 신청조건은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에어의 경우 183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이미 유상증자를 해 올해 3분기부터 재무구조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LCC업계는 이에 코로나19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항공·해운 등 기간산업에 유동성을 주기 위해 마련된 기안기금을 정작 지원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 발표한 LCC 대상 2000억원 정책 금융 지원도 여전히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당시 실사 등을 거쳐 지원시기와 규모를 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LCC 특혜로 비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재정 등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금융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