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황 개선에 철강업계 안도…"후판가 합리적 수준 인상"
조선시황 개선에 철강업계 안도…"후판가 합리적 수준 인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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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 탓 그간 가격상승 반영 못해…최근 분위기 반등
톤당 110만원 수준 협의…상반기 대비 톤당 40만원가량 높여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제품. [사진=현대제철]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제품. [사진=현대제철]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와의 후판가격 협상에서 만족할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글로벌 조선시황 개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올해 하반기 톤(t)당 110만원 수준으로 후판가를 협의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t당 70만∼80만원 수준 대비 40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상하는 것으로 협의 완료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수준에서 후판가 협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철강·조선업계는 매년 반기별 후판가 협상을 벌인다. 통상적으로 포스코가 먼저 협상을 마친 후 현대제철 등이 비슷한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이번 후판가 인상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조선업계에 후판을 공급해 왔다. 지난 2016년 조선업계 수주절벽과 코로나19 등 여파로 최근 몇 년간 조선업 불황이 이어진 탓이다.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현물 가격은 지난 5월12일 t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일에는 t당 132.66달러로 하락세에 들어갔다. 최근 철광석 가격 하락세는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내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대기질 개선 등을 위해 철강 감산 정책을 편 데 따른 결과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주요 철강사 후판 사업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후판가 인상은 글로벌 조선시황 개선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계 수주 훈풍이 불면서 수요가 늘고 전 세계적인 후판가 상승 영향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간 수주목표액 149억달러를 상반기에 이미 초과달성하는 등 수주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을 사려는 수요 자체가 많이 늘면서 글로벌 철강 시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선업계 입장에선 중국 등에서 더 저렴하게 후판을 구매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