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 대단히 복잡"… 정의용 "한미 간 협의 없어"
서훈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 대단히 복잡"… 정의용 "한미 간 협의 없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8.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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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기지 활용 시 비용은 철저히 미국이 부담해야"
(사진=미국 공군 트위터)
(사진=미국 공군 트위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 문제와 관련해 "정책·법적 측면과 현지 상황, 국제사회 동향과 국민적 수용성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대단히 복잡하고 신중한 문제"라고 명확한 입장에 대해선 유보했다.

서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프가니스탄 대규모 난민 사태에 대해 질의하자 이렇게 답했다.

서 실장은 "현지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준 아프가니스탄 현지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좀 더 시급하긴 하다"며 "국내에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인에 대해선 인도적 차원의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법무부에서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한국 등 세계 각지 미군기지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검토 중'이란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그간 협의했다"며 "최종적으로 정리된 것은, 지리적 여건과 편의성에 따라 중동이나 유럽 지역 미군기지를 활용한다고 정리됐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새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에서도 언급이 있었는데, 중동 2~3개 나라와 유럽 2~3개 나라를 거론하며 그 나라에 체류시킨단 입장을 밝혔다"고 복기했다.

향후 아프가니스탄과의 외교 관계를 두고는 "서두를 문제는 아닌 듯하다"며 "한창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 어떤 정부가 수립돼 출범할 것이며, 어떤 입장이 벌어질 지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국제사회의 흐름과 논의 과정을 거쳐 정부 입장도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위해 주한미군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두고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만일 이런 게 있다면 비용은 철저하게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아프간 사태가 보여주 듯 실질적 비핵화와 설익은 평화 협정은 평화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지적하자 "황당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장관은 "아프간 사태를 우리 안보 상황 비교는 전혀 (불가능하다)"며 "제가 볼 땐 그렇게 비교하는 것이 너무 황당한 비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 같은 허약한 정부는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는 민주적일 뿐 아니라 확고한 안보관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 자체 방위력은 엄청나게 증강됐다"며 "한미동맹의 (공고함도) 아프간 사태 이후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부각했다.

이에 정 의원이 '국민들 우려가 황당하느냐' 재차 묻자 정 장관은 "황당하다는 표현이 지나친 건지 모르지만, (아프간 사태와 한국을 엮는) 우려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우리나라를 부패, 무능해 몰락한 아프간과 비교할 수 있느냐"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한국과 아프간 협력 사업에 동참했던 현지인 가운데 국내 이주 희망자에 대한 지원 방안은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