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분란 송구하다"… 선관위원장엔 정홍원 '한 발 양보'
이준석 "분란 송구하다"… 선관위원장엔 정홍원 '한 발 양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8.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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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으로 내홍 타파 모색… "선관위에 전권 부여"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운데)와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운데)와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설과 당 내홍에 대해 사과했다. 신경전이 치열했던 당 선거관리위원장에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선임하면서 분란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지금까지 경선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과 당내 오해가 발생했던 점에 대해 국민과 당원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혼란과 여러 부족한 마음에 대해 사과 말씀을 올리고, 앞으로도 공정한 경선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도부가 정주하겠단 약속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선관위원장에 정 전 총리를 내정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검사 출신 정 전 총리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전에는 2004년 장관급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과 2012년 한나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관리위원장, 2013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역할하기도 했다.

당초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선관위원장 인선을 두고 내홍에 휩싸인 만큼 26일 출범과 맞물려 위원장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날 최고위에선 의견을 수렴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정계 예상보다 일찍 발표한 것이다.

실제 이 대표 입장에서 내홍 국면을 타파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 안에 선거관리위원회 체제로 돌입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 이같은 실정에서 정 전 총리를 선관위원장으로 내세운 건 여러 잡음을 해소할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다수의 원로분과 접촉하면서 의견을 경청했다"며 "19대 총선 공관위원장을 지내신 정 전 총리께서 우리 당의 선관위원장을 맡아주기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는) 당 안에서 존경 받고, 무엇보다 승리의 경험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최고위 결의를 통해 정 전 총리께 공정한 경선 관리와 흥행을 위한 전권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록은 이달 30~31일로, 앞으론 정 전 총리가 차기 대통령 선거를 사실상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대선보다 당 관리 등에 집중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데, 실제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관심이 차후 활동평가 부문에 쏠린 것 같단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내홍이 그칠지 여부는 미지수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향해 "'내 뜻이 아니다'라는 말로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캠프 인사가 계속 당 대표를 흔드는데 이런 일이 후보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며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본인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검토설까지 불거지자 공세에 가담한 것이다.

당초 토론회에서 바꾼 발표회도 흥행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발표회가 당 내홍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했던 상황을 감안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진 안갯속이란 평가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