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미 테이퍼링 효과, 달러화 강세 대비해야
연내 미 테이퍼링 효과, 달러화 강세 대비해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8.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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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회피 성향 커지면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 우려↑
주요국 통화가치 변동 현황. (자료=현대차증권)
주요국 통화가치 변동 현황. (자료=현대차증권)

최근 이미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본격적인 달러화 강세 기조로의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 신흥국 금융시장은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기준 전거래일 종가보다 7.3원 오른 달러당 117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작년 9월15일(117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확대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중 고점인 1140원 수준을 상향 돌파하면서 환율은 두 달 만에 40원 넘게 급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환율 변동폭(전일 대비)은 4.3원으로 작년 6월(6.3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여기에 연내 미국 테이퍼링 결정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 달러화 강세 등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는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한 가운데, 고용시장 상황도 테이퍼링 실행 조건에 부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4년 미국 테이퍼링 당시에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으며, 신흥국 금융시장에서는 투자자금 유출에 따른 텐트럼(발작)을 경험했다"며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미국 통화긴축 기조 전환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 투자자금의 위험회피 성향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도 기조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5조6710억원에 달했다. 

오 연구원은 "국내 외환시장 수급여건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기조가 원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