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으로 승부… 文, 하루 동안 "정치중립·민생집중" 두 번 강조
'방역'으로 승부… 文, 하루 동안 "정치중립·민생집중" 두 번 강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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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참모회의 이어 수보회의서도 "오로지 민생 집중" 주문
기습시위 민노총에도 "법적조치" 경고… 정치개입 논란 조기 차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정부는 오로지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후 불거질 수 있는 청와대와 정부 내 정치 개입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단 포석이자, 동시에 방역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 앞서 오전에 있었던 참모회의에서도 "대선 레이스(경쟁)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 회복 등 민생 현안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하루 동안 정부의 정치 중립을 두 차례나 강조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사례를 겨냥하거나, 일부 이탈 조짐을 보이기 때문 아니냐 관측이 있었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정부가 엄정한 중립을 지키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걸 말씀하신 것"이라고 애둘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주말 대규모 기습 시위를 벌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우회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불법적 대규모 집회 등 방역 지침을 위반하는 집단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한 법적 조치를 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상황이 심각한 만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더욱 높은 책임감을 갖고 수도권 방역망이 뚫리지 않도록 총력 대응해 달라"고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또 "델타 변이의 국내 유입과 국내 집단감염 사례도 늘고 있어 더욱 우려가 크다"며 "일상 속 소규모 감염이 증가하고, 감염 재생산 지수가 높은 것도 확산세 차단이 쉽지 않은 엄중한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휴가철 유동인구 증가와 맞물려 방역에 작은 구멍이라도 생긴가면 자칫 급격한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상한 시기"라며 "백신 접종도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방역에서도 다시 긴장감을 높이고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 하겠다"고 참모진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덧붙여 "국민께도 협조를 당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계속 진화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빈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금만 경계심을 놓으면 언제 어디서나 바이러스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같은 기본 수칙의 준수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란 점을 다시 한 번 새겨 주시기 바란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지금의 상황은 방역과 경제를 조화시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계속 이어지게 해선 안 된다"고 부각했다. 다만 "분명한 건 '방역 없이는 경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반드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모두가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한 번 더 힘을 내자"고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부터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든 것을 두고도 "시작부터 집중 호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상 기후 현상이 계속되면 올해도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부터 사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