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서 선언식… 사퇴 4개월 만
X파일·가족 논란 등 정면 돌파… 野 경쟁구도 요동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윤 전 총장은 24일 대변인을 통해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선언식에서 차기 대권 행보 계획과 본인의 국정 철학을 밝힐 전망이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거의 넉 달 만에 대선판에 정식 등판하는 셈이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은 정치권에서 기정사실이었으나, 시기나 선언 장소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다.
'6말7초'라는 대강의 시기만 제시한 상황에서 더는 결정을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X파일 논란과 다음 달 2일 장모의 요양 급여 부정 수급 사건 관련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는 만큼 악재를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언정치, 잠행으로는 어렵다는 이유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등판 시점을 미룰 경우 여론의 피로감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중에 떠도는 여러 종류의 X파일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명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을 선택한 것은 국가와 민족을 보위하기 위해 젊은 나이에 순국한 윤 의사의 정신을 받들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장소 선택 배경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봉길 기념관은 대한민국 독립의 밑거름이 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공식화와 함께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주목된다.
다만 이날 윤 전 총장이 이에 대해 확답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반문(반문재인) 지지층 결집을 우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당 밖에서 신비주의를 등에 업고 현재의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은 자체 조직을 정비하는 등 최대한 입당 시기를 늦추며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지난 18일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입당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윤 전 총장의 공식 등판으로 야권의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며 대권 의지를 밝혔다.
윤 전 총장의 대항마로 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 역시 조만간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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