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배지 청년 신드롬'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로… 대선판 요동
'노배지 청년 신드롬'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로… 대선판 요동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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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득표율 '43%' 얻어… 37% 나경원 꺾고 새 당대표 올라
최고위원 배현진·조수진·김재원·정미경… 청년최고 김용태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ITX청춘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ITX청춘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새 대표에 선출됐다. 청년 정치의 대명사가 된 이 신임 대표가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돌풍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야권 대선 지형도 크게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국민의힘 1차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투표 결과에 따르면 당대표 선거에서 이 신임 대표는 합산 43.82%,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37.14%, 주호영 전 원내대표 14.02%, 조경태 의원 2.81%, 홍문표 의원 2.22%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10일 32만8893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모바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진행했다. 당원 투표(70%)와 일반여론조사(30%)를 합산해 최종 당선자를 가렸다. 최종 투표율은 45.36%로, 당초 기대한 50%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017년과 2019년 모바일 투표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투표율은 각 25.2%와 25.4%였는데, 지난 7~8일 사전투표율이 36.16%다. 당시 총 투표율을 사전투표에서 모두 넘어선 것이다.

이 대표는 당원 조사 득표율 37.41%, 국민여론조사 득표율 58.76%%를 얻었다. 나 후보는 당원 조사 득표율 40.93%, 국민여론조사 득표율 28.27%다. 이 대표가 여론의 지지를 압도적을 받았단 걸 방증한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가 흥행한 것도 이른바 '이준석 신드롬' 현상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6살인 이 신임 대표는 지난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새누리당), 2018년 재·보궐 선거(바른미래당),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미래통합당)에서 서울 노원구 병 지역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3연속 고배를 마셨다.

이 신임 대표는 합리적 보수 성향으로 '공정한 경쟁'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청년 정치의 핵심을 경험과 연륜에 두지 않고 실력과 실력주의에 맞추고 있다.

특히 재치있는 언변과 논리로 청년층을 대변하기도 했다. 일례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전 상근부대변인과의 토론에선 조 전 부대변인이 "지금 이준석도 청년 할당으로 입당한거 아니냐, 무슨 자격으로 청년 할당을 없앤다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과거시험을 처음 만든 사람은 과거시험을 보고 들어 왔겠느냐"며 "제도라는 것은 본인이 어떻게 탄생했느냐와 관계없이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길 시도해야 한다"고 질타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발로 뛰는 정치인 평가도 있다. 2019년 초 택시기사 면허를 취득한 후 택시 운전을 한 적이 있다. 노원구 소재 운수 업체에 취직해 일주일에 6일 출근하면서 하루 12시간씩 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인으로서 단순히 민심 탐방을 위해서 택시 운전을 한게 아니라 구산업(택시)과 신산업(카풀)이 극심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구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체험하려고 택시를 몰았다.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4·7 재·보궐 선거에서 3선 시장 지위를 얻게 하는 데 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관행을 깨고 일반 시민과 청년층을 유세차에 태우면서 청년의 공감을 이끌었고, 여당의 공세를 맞받아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일부 래디컬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는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남녀 갈등을 불러일으켜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성 혐오는 거부하며 성평등이 실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면적인 안티페미니즘(반여성주의)이 아니라 페미니즘의 극단적인 주장을 배제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제1야당 수장에 오르면서 야권 대선판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가도 탑승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는 이미 대권가도를 탄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와 정치 노선을 같이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실제 "유 전 의원과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며 "유 전 의원의 성격이라는 게 저랑 맞다. 서로 귀찮게 안 하고, 무리한 요구 안 하고, 패거리 정치나 계파 정치 하자는 소리를 안 한다. 서로 생각을 읽으면서 이심전심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귀찮게 안 해 참 좋다"고 호평한 바 있다.

한편 최고위원에는 조수진·배현진 의원과 정미경 전 새누리당 의원,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올랐다. 청년 최고위원은 김용태 1990년생 경기도당 광명을 당협위원장이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