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가정간편식…식품기업, 집밥 경쟁력 강화
판 커지는 가정간편식…식품기업, 집밥 경쟁력 강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6.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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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조2700억원→내년 5조원, 코로나19로 성장 가속
CJ '비비고' 동원 '양반' 대상 '안주야' 중심 소비층 세분화
오뚜기 '전국 맛집' 콘셉트 호응…롯데푸드 생산라인 강화
어느 대형마트에 진열된 가정간편식(HMR) 국탕찌개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대형마트에 진열된 가정간편식(HMR) 국탕찌개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종합식품기업들은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키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탄력 받은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가 내년에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양화·차별화를 내세워 카테고리 확장을 가속화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오뚜기(이하 연결기준 매출액 기준 순서) 등 종합식품기업 ‘빅4’의 가정간편식 사업은 집밥 소비확대에 맞춰 공격적으로 전개되는 형국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규모(출하액 기준)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다. 내년엔 5조원대 성장이 예측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HMR 시장 성장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aT가 지난해 275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발생 후 식품 종류별 구매량 변화’ 설문조사에서 HMR 증가율은 전년보다 64.7%를 기록했다. 라면(64.0%), 육가공품(63.3%)을 비롯한 상위 7개 식품군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종합식품기업들은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가정간편식 사업 경쟁력을 키우면서 관련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간편식 메가브랜드 ‘비비고’를 보유한 CJ제일제당은 만두(왕교자)와 국탕찌개, 죽 등 상품군을 다양화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왕교자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3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지난해 매출만 19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식품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뉴 비비고 왕교자 언팩쇼’를 열면서 맛과 품질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비비고 왕교자를 선보여 큰 화제가 됐다.    

올해 출시 5주년이 된 비비고 국탕찌개는 지난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첫 선을 보인 2016년과 비교해 14배 성장했다. 대표 제품인 육개장·갈비탕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최근엔 기존 제품에서 건더기와 맛 수준을 높인 프리미엄 라인도 선보였다. 

이 외에 건강 지향적인 3세대 비비고인 ‘더비비고’와 햇반컵밥의 푸짐한 양을 강조한 ‘햇반컵반 BIG’, 상온 안주간편식 ‘제일안주’ 등 간편식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HMR 트렌드를 주도하며 시장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HMR 시장 규모. [출처=aT, 그래프=박성은 기자]
국내 HMR 시장 규모. [출처=aT, 그래프=박성은 기자]

동원F&B는 36년 전통의 ‘양반’ 브랜드를 한식 전반으로 확장하고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종류는 기존의 양반죽과 양반김, 양반김치뿐만 아니라 국탕찌개와 만두, 장조림, 적전류, 디저트까지 다양하다. 소비자들이 양반 간편식만으로도 제대로 된 한상차림을 즐길 수 있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원F&B는 양반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일상풍류식’으로 잡고, 전통과 간편, 여유로움을 강조했다. 단지 한 끼를 빠르게 때우는 역할만이 아닌 높은 편의성을 앞세우면서도 맛과 품격까지 챙겨 차별화하겠단 의지로 읽힌다. 

대상은 그간 ‘안주야(夜)’를 앞세워 안주간편식 시장을 선점해 왔다. 2016년 론칭한 안주야는 출시 2년 만에 1500만개 이상 팔리며 안주간편식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해엔 야식에 특화된 ‘야식이야(夜)’를, 올 초엔 바로 취식 가능한 상온 안주간편식 ‘바로eat 안주야(夜)’를 잇달아 내놓았다. 덕분에 간편식 브랜드를 세분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엔 ‘제대로 된 식사’를 콘셉트로 한 HMR 브랜드 ‘호밍스(HOME:ings)’까지 선보였다. 

오뚜기는 ‘3분카레’로 간편식 시장을 연 장본인이다. 현재 주요 브랜드로 ‘오즈키친’이 있는데 경쟁사와 비교해 아직 인지도는 높지 않다. 다만 푸짐한 양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함께 ‘전국 맛집’, ‘세계 미식’을 콘셉트로 한 HMR 반응이 좋다. 특히 ‘마포식 차돌된장찌개’, ‘나주식 쇠고기 곰탕’ 등의 전국 맛집 국탕찌개 시리즈는 지역 맛집을 부각시키며 새로운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푸드는 빅4에 비해 다소 밀리고 있지만 약 930억원을 투자해 지난달에 김천공장 증축을 하고 간편식 생산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선 만두와 튀김을 집중 생산하고 내달엔 추가로 HMR 라인을 도입해 상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김천공장 증축을 계기로 HMR 매출액은 지난해 2031억원에서 올해 2410억원으로 19% 신장이 목표”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