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첫 합동연설회… 지지층 확대 의도
이준석 "계파 운운 낡은 정치에 마음 무거워"
나경원 "정권교체 위해서는 야권대통합해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6·11 전당대회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30일 전당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합동연설회를 호남에서 시작했다.
'험지'로 불리는 호남에서 첫 일정을 시작하며 지지층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첫발을 호남·제주에서 시작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행은 "우리 당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비대위 체제를 드디어 마무리하고 새롭게 정비된 지도체제로 정비하는 시점에 지난 4·7 재보궐에서 확인한 민심은 우리가 가야 할 좌표가 어딘지 확실하게 알려준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제 우리는 이 지독한 폭정의 시대를 끝내고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뛰게 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우리 후보들이 선명한 비전을 가지고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당 외연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줄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며 "텐션 넘치는 합동 토론회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당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을 강조했다.
30대 돌풍을 일으키며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는 "지난 며칠 계파 운운하는 낡은 정치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주민주화 운동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광주민주화운동은 한번도 '사태'였던 적이 없고, '폭동'이었던 적이 없었다"며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서 가장 처절하고 상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호남에서 더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일부 인사가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해 논란이 됐던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후보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자유롭게 체득한 첫 세대"라며 "역사상 첫 30대 정당 대표가 된다면 그 의미는 정말로 각별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의 운영도 민주적으로 하겠다"며 "인사는 편파적이지 않을 것이고, 공천은 실력 검증에 이어 국민과 당원의 의사가 최우선이 되는 민주적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약했다.
나경원 후보는 자신이 당내 갈등과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적임자라며, '통합 대표'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지역통합, 세대통합, 가치통합, 계층통합, 그래서 국민을 모두 통합해 정권 교체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나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대통합, 야권 단일후보가 필요하다"면서 "당대표가 된다면 안철수, 홍준표,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등 다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잡한 문제는 7~8월 해결해서 대선열차에 모두 태우겠다"며 "추석이 지나 9월 말부터 야권 후보들이 국민의힘 통합열차에서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놓고 토론하는 것을 보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후보는 총선 참패 이후 자신이 4.7 재보선 압승을 이끌어냈다며, 싸워서 이겨본 준비된 당 대표라고 역설했다.
주 후보는 "통합과 혁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성과를 냈다"며 "지난 총선 후 혼미에 빠져있던 당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모셔와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장본인도 저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 당대표는 정권교체의 최적임자여야 한다"며 "큰 선거에서 이겨본 경험이 없고 자신의 선거도 이기지 못한 원외 후보가 이길 수 있겠냐"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이 후보와 나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광주를 시작으로 모두 5차례 합동연설회를 이어간다.
6월 2일 부산·울산·경남(부산 벡스코), 3일 대구·경북(대구 엑스코), 4일 대전·세종·충북·충남(대전 오페라웨딩홀), 6일 서울·인천·경기·강원(장소 미정) 순으로 합동연설회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