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 방문기간 동안 경제외교에 집중하면서 한·미 우호관계를 강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25일 대한상의와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열린 ‘한국전 영웅 추모식’에 참석해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희생을 기렸다.

이날 행사에는 참전용사 20여명과 프랭크 블레이크 조지아주 한·미친선협회 이사장, 박선근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장, 래리 엘리스 전 미 육군 예비역 대장, 톰 카든 조지아주 방위군 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지난 1960년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흑인인권운동을 이끈 조지아 정계의 대표 인물인 앤드류 영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전 애틀랜타 시장)도 참석할 정도로 지역 유력 인사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 회장은 추모식장에서 참전용사를 한 명씩 찾아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손을 맞잡고 한국전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최 회장은 740명의 조지아 출신 전사자 명부가 새겨진 비석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최 회장은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94세인 조지아 출신 참전 용사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신한 노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앤드류 영 전 유엔대사는 “조지아가 전쟁으로 힘들었던 한국을 도왔듯이 이제는 한국 기업이 조지아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지역발전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미 간 서로 돕는 관계가 과거와 현재에 이어 미래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지아주는 한국 기업과 지역사회의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길 희망하는 의미에서 최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증정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으로 건너가 추모식에 참여하고 ‘추모의 벽(Wall of Remembrance)’ 건립 프로젝트에 100만달러(11억원)를 기부했다.

추모의 벽 사업은 기념공원 내 원형 모양의 화강암 벽을 세워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당시 연합군 지원 한국군) 4만3800여명의 이름을 새기는 것이다.

추모의 벽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외국 군인도 함께 추모하는 시설로 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명부가 새겨진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날 추모식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이사장(전 주한미군사령관)과 버나드 샴포 전 주한미8군사령관, 윌리엄 볼 전 해군장관 등 재단 이사진이 참석해 최 회장의 기부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한·미 혈맹의 의미를 기렸다.

이어 최 회장은 조지아 지역 내 아시아계 소상공인 지원과 인재 육성을 위한 협력에도 나섰다.

최 회장은 워싱턴 D.C 방문에 앞서 케이티 컥패트릭 애틀랜타 상공회의소(MAC) 회장과 기업 대표들을 만나 ‘아시안 리더십 프로그램’(가칭) 도입을 논의했다.

이 프로그램은 조지아 지역 아시아계 소상공인에게 경영정보, 마케팅, 홍보, 멘토링 등 전문적인 인큐베이팅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또 최 회장은 미국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배출한 모어하우스 대학의 데이비드 토마스 총장과 환담하고 조지아 지역 우수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우수인재 양성 프로젝트는 지역의 우수 인재를 선발해 한국에 유학을 보내 학위를 취득하거나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내 실무 경험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빌 해거티 상원의원, 존 오소프 상원의원,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갔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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