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투 "가상자산 출렁이면 주식시장 변동성도↑"
DB금투 "가상자산 출렁이면 주식시장 변동성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5.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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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관련 상품으로 유동성 이동하면서 인플레 압박 가중

비트코인 이미지. (자료=비트코인 홈페이지 소개 영상 캡처)

비트코인 이미지. (자료=비트코인 홈페이지 소개 영상 캡처)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주식시장도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가상자산 시장에 일부 흡수됐던 유동성이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으로 몰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가상자산은 모두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고점 대비 비트코인은 42% 하락했고,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역시 각각 44%, 50%의 급락세를 보였다.

강 연구원은 펜데믹 상황에서 가상자산이 금융시장에서의 유동성을 일부 흡수했다고 봤다. 실제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타격을 입었던 작년 3월 가상자산이 저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 고점까지 이들은 대부분 적게는 1000%, 많게는 400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풀었던 유동성의 일정 부분을 머금게 됐다.

강 연구원은 "이제는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이 굵직한 상품과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라며 "그 규모 면에서는 은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처럼 가상자산이 흔들릴 경우, 그곳에 머물던 유동성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게 강 연구원의 생각이다. 또 이들 유동성의 다음 행선지는 물가와 관련된 투자 대상물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경기회복의 초기에는 경기선행 계열의 투자대상물이 주목을 받으며 주식이 대표적이다. 경기회복이 더 진행되면 실물자산과 같은 경기동행 계열의 투자대상물이 각광받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물가 상승을 겨냥한 관련 상품 가격의 오름세에 베팅하게 된다.

현재는 인플레이션 논란이 격렬해지고 있는 만큼, 유동성은 물가와 관련한 투자대상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유동성 이전에 의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다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강 연구원의 주장이다. 

강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화가 일련의 경로를 거쳐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지금으로써는 고평가가치(밸류에이션) 주식을 경계하되, 조선·철강처럼 최근까지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물가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