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비대위' 체제 전환…홍원식 회장 지배구조 손본다
남양유업 '비대위' 체제 전환…홍원식 회장 지배구조 손본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5.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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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공백 속 비상대책위원장 정재연 세종공장장 선출
"내부혁신 속도감 있게 대응, 외부인사 영입 아직 미정"
홍 회장 51.68% 최대주주 소유·경영 분리 쇄신안 마련
남양 서울 논현동 본사 앞 간판. [사진=박성은 기자]
남양 서울 논현동 본사 앞 간판. [사진=박성은 기자]

‘불가리스 사태’로 홍원식 회장이 사퇴한 남양유업은 일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소유·경영 지배구조 분리 등 세부적인 경영 쇄신안을 마련키로 했다.

남양유업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 등을 추진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대주주(홍원식 회장)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엔 정재연 남양유업 세종공장장이 선출됐다. 구체적인 비대위 구성은 아직 미정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남양유업) 내부 혁신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 선정했다”며 “우선은 위원장만 정했고, 곧 비대위원 구성에 돌입해 쇄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의 외부 영입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단 입장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경영공백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회장과 대표이사 모두 공백인 상황이다. 

최대 주주이자 오너인 홍원식 회장은 앞서 4일 대국민사과와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회장은 “불가리스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모든 국민들과 임직원, 대리점주, 낙농가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이어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 사과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며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대외적으로 공언했다. 

지난 3일엔 이광범 대표가 전 직원에게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긴데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며 자진 사퇴로 불가리스 사태를 책임지겠단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다만 이 대표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임 전까진 현직을 유지하기로 결정된 상태다. 

한편, 홍원식 회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여전히 남양유업의 최대 주주다. 현재 남양유업 지분의 51.68%를 보유 중이다. 홍 회장 아내인 이운경(0.89%), 동생 홍명식(0.45%), 손자 홍승의(0.06%) 지분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 지분은 53.08%로 지배력이 막강하다. 홍 회장 장남인 홍진석 상무(현재 보직 해임)와 차남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지분이 없지만 경영엔 참여하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