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 대상 수입규제 228건…'역대 최다'
2020년 한국 대상 수입규제 228건…'역대 최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2.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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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보고서 집계…미국 46건 가장 많아
부산신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부산신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지난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친환경 관련 경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역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4일 코트라가 발표한 ‘2020년 하반기 대(對)한국 수입규제 동향과 2021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26개국 총 228건으로 집계됐다.

수입규제는 반덤핑, 상계관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의미한다. 이번 집계는 조사 중인 건도 포함됐다.

대한국 수입규제는 △지난 2011년 117건 △2013년 127건 △2015년 166건 △2017년 187건 △2019년 210건 △2020년 22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새로 진행된 수입규제 조사는 9개국에서 반덤핑 8건, 세이프가드 9건, 상계관계 1건 등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규제가 종료된 사례는 10개국 16건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전체 규제 국가 수는 2개국 감소했지만 규제 건수는 2건 증가했다.

지난해 형태별 수입규제는 △반덤핑 164건(72%) △세이프가드 54건(24%) △상계관계 10건(4%)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도 33건, 중국 16건, 터키 14건, 캐나다 13건, 인도네시아 10건, 태국 9건 등이 뒤따랐다.

특히 인도, 필리핀, 태국 등 신흥국 규제 건수는 151건으로 전체의 66% 비중을 차지했다.

품목은 철강·금속(110건)과 화학(53건)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이외 △플라스틱·고무 19건 △섬유류 17건 △전기·전자 8건 △기계 1건 순이었다.

지난해 이뤄진 수입규제는 철강과 화학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흥국의 제조업 육성정책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태국, 필리핀 등 국가에서는 수입면허 또는 강제인증 품목을 확대하는 등 비관세장벽 확산세가 뚜렷했다.

코트라는 올해도 한국을 둘러싼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디지털 경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국이 탄소국경세 등 녹색 규제와 미래 산업 관련 무역투자 장벽의 도입을 확대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GVC(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이라는 큰 틀 아래 노동자와 환경을 우선시하는 제조업 정책을 펴면서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알루미늄 232조 등 기존 관세 조치도 일괄 폐지보다 관련 협·단체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정치·경제 사안에 대한 상대국 압박 카드로 수입규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통상감찰직을 신설해 무역협정 이행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코트라는 “EU가 환경·노동 분야와 반덤핑 등 불공정 무역행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무역협정 미준수 국가를 대상으로 한 통상압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