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임대주택·故김용균 비하 논란… 野 "청문회 자격도 없어"
변창흠, 임대주택·故김용균 비하 논란… 野 "청문회 자격도 없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2.18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동주택 내 공동식당 제안에 "못사는 사람이 미쳤다고 밥 사먹나"
"행복주택, 입주자 선정 때 차 없는 대상자 선정해야" 그릇된 시각
구의역 사고에 "걔만 좀 신경 썼으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현 LH 사장)와 함께 단층 세대 임대주택을 살펴본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현 LH 사장)와 함께 단층 세대 임대주택을 살펴본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 인선한 변창흠 장관 후보자가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 과거 활동 당시 부른 각종 의혹·논란에 이어 서울 구의역 사고와 임대주택 거주자 등을 향한 실언까지 공개되면서 야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야당에선 자진사퇴와 지명철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성민·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6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 건설안전사업본부와의 회의에서 "못 사는 사람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또 '행복주택'과 관련해선 "입주자를 선정할 때 아예 차 없는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변 후보자의 이같은 발언은 업무 과정에서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라는 취지였지만,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그릇된 시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변 후보자는 더불어 한 기초자치단체장이 '훼손지에서 복원된 지역에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저렇게 구청에서 들고 왔을 때 '나무가 이렇게 우거지려고 하는데, 네가 이것을 없애고 여기다 건물을 하나 세우는 것이다' 보여주라"며 "환경단체에 슬쩍 줘서 떠들게 하고"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발생한 구의역 사고에 대해선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걔(고 김용균 씨)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며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드는 것"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발언 논란뿐 아니라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 후보자는 SH의 부채를 감축하는 것에 기여한 마케팅 전문 계약직 직원의 무기계약직 전환 대신 대학교 교수 시절 제자였던 사람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변 후보자는 지난 2013년 2월 SH의 마케팅(영업)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를 채용하면서 실적이 우수할 경우 추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SH는 일부 대상자에게 무기계약직이 아닌 9급 상당의 사무지원 직원으로의 전환을 제안했고, 7명 중 2명은 제안을 거부하고 소송에 돌입했다. 대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변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논란이 이어지자 국토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변 후보자 논란에 대해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비상식적이고 위험한 인식의 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 이 정부는 정말 권력에 빌붙은 기회주의자만 잘도 골라내는 재주가 뛰어나다"며 "집값 축소신고,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 친여 단체에 일감 몰아주기, 지인 채용 등 변 후보자는 그야말로 흠 덩어리"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논란에 더해 국민 정서에 반하는 변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 촉구한다"며 "쓸데없는 아집과 자만은 내려놓고 누더기 땜질 부동산 정책으로 고통 받는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를 지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은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마치 장관으로 임명한 것처럼 국회를 패싱(무시)했다. 장관 후보자도 기자의 요청에 못이겨 응대한 것처럼 하지만,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제2의 조국이다. 한마디로 국민의 뜻과는 관계 없는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무도한 질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내정 철회하라"며 "몰지각한 발언과 비정규직 고용 과정에서의 지인 특혜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조차 받을 자격이 없는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변 후보자는 '사람이 먼저다'가 국정 철학인 문재인 정부의 국무위원이 되기에는 너무나 자가당착적인 인사"라며 "문 대통령은 악담만 나오는 후보자를 장관으로 내정한 경위와 더불어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질타했다.

덧붙여 "문 대통령은 하루속히 후보자를 내정을 철회하고, 본인은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스스로 사퇴하기 바란다"라며 "더이상 김현미에 질린 국민을 변창흠으로 질식시키지 말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에선 장혜영 원내대변인이 "당시 SH 사장이던 변 후보자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발언을 했음이 내부 회의록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며 "본인의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어딘가에서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위태롭게 일하고 있는 모든 김군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하라"고 재차 부각했다.

장 대변인은 사고 발생 당시 심보선 시인이 희생자를 기리며 쓴 '갈색 가방이 있던 역' 시를 언급하면서 "김군의 죽음이 정말로 그저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냐"고 변 후보자에게 물었다.

또 "정말로 김군이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느냐"며 "정말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