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미셸 박 스틸 당선…한국계 여성 3명 미 연방하원 입성
‘선거의 여왕’ 미셸 박 스틸 당선…한국계 여성 3명 미 연방하원 입성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1.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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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 5전 연승… LA 폭동 계기로 정치 입문
한국계 메릴린 스트릭랜드당선, 앤디 김 재선
미 연방하원 도전한 한국계 여성 트리오 '은주,순자,영옥' (사진=연합뉴스)
미 연방하원 도전한 한국계 여성 트리오 '은주,순자,영옥'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 여성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제48선거구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민주당 현역 의원인 할리 루다 의원을 누르고 승리한 스틸 후보는 앞서 한국명 ‘순자’로 알려진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주) 후보의 당선과 앤디 김(민주·뉴저지주) 의원 재선에 이어 한국계 3번째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도 한국계 영 김(한국명 김영옥·57)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1% 포인트 차로 앞서며 우세한 상황이다.

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될 경우 한국계 연방하원 입성의원은 4명으로 늘어난다.

뉴욕타임스(NYT) 개표 집계에 따르면 박 스틸 후보는 50.9% 득표율을 얻어 루다 의원을 1.8% 포인트 차로 제쳤으며 두 후보의 표 차는 7300여 표차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접전 끝에 거머쥔 승리다.

당선을 확정 지은 후 스틸은 트위터를 통해 “힘든 싸움을 했고 어렵게 승리했다. 유권자들의 지지에 더욱 겸손해지겠다. 우리의 공동체를 위해 의회에서 봉사할 수 있게 돼 더없는 영광이다. 이제 일하러 가자”는 당선 소감을 올렸다.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곳이지만 스틸 당선자가 출마한 48선거구는 보수 유권자가 많은 오렌지카운티에 속해 있어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당선자는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페퍼다인 대학을 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평범한 주부로 지내던 스틸 당선자는 1992년 발생한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인생의 대 전환점을 맞는다.

사회 속에 깊이 침투돼 있던 흑백 갈등 속에서 한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총을 들었지만 주류 언론들은 그들을 폭도로 매도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스틸은 한인사회의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남편 숀 스틸 변호사(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 역임)의 도움을 얻어 정치권에 입문했고 1993년 LA시장에 출마한 리처드 리오단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리오단 후보가 당선된 뒤에는 LA시 소방국장, LA 카운티 아동 가족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히 스틸 후보는 한인 사회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다. 이번 하원의원 선거까지 무려 5전 연승 행진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한인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에 당선됐으며 연임에 성공, 2014년에는 오렌지카운티 2지구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데 이어 2018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한편, LA 한인타운이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주 34선거구에는 한국계 데이비드 김 후보가 출마해 개표율 98% 상황에서 46.9%를 득표했다. 김 후보는 53.1%를 득표한 현역 의원 데이비드 고메스 의원에게 뒤쳐진 상황이나 정치 신인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