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산업 격변 노사가 함께"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신산업 격변 노사가 함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1.0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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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서 노조와 오찬·면담
노조 "품질 문제 노사 따로 있을 수 없어…함께 노력"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를 마친 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은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를 마친 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은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현대차와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이상수 현대차지부장과 오찬을 하며 면담하는 자리에서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현장 동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이날 처음으로 노조와 만나 오찬을 함께 하며 생산성·품질 향상, 고용 안정 등 발전적 노사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하언태·이원희 사장, 장제훈 부사장 등 현대차 경영진도 함께했다.

이번 면담은 자동차산업 격변기를 맞아 노사가 힘을 모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오찬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가 끝난 끝난 뒤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 지부장은 이날 자리를 마련해 준 정 회장 등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으며 1시간 반가량 이어진 오찬 자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격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산업 격변기에 노사의 협력 방안과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노사 관계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원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밝혔다.

더불어 정 회장은 “노사 간 단체협약은 중요한 것”이라며 “조합원 고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방안을 노사가 함께 찾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이상수 지부장은 “품질 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현대차 발전의 원천인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4차 산업과 모빌리티 사업에 편성되는 신사업을 울산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전기차로 인한 파워트레인 부문 사업 재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필요한 대체 산업을 외부 생산이 아닌 울산공장 안에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합원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올해 조합원은 코로나19를 극복하며 회사 발전에 적극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5만 조합원에 대한 사기진작과 투자도 중요하다”며 “내년 교섭에서 회사의 화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이날 경영진과 노조 지부장 간 면담은 회사의 미래 발전을 위해 노사가 적극 소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과거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의 미래 지속 성장과 협력사와 동반생존을 강조하는 노조의 발전적 변화에 주목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도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노사는 매년 임금 협상 과정에서 파업 없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 같은 합의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고 글로벌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 타결과 함께 ‘노사 공동발전과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국내 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 대응 △미래 산업 변화에 대비한 직무 전환 프로그램 운영 △소비자, 국민과 함께하는 노사관계 실현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부품 협력사 상생 지원 △품질향상을 통한 노사 소비자 만족 실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 노사는 이 선언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는 소비자를 위한 품질 개선에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경북 칠곡 출고센터와 서울 남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품질을 점검한 뒤 ‘품질 향상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에서 현대차 노사 관계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발발 초기부터 노사가 힘을 합쳐 사내 예방 활동은 물론 지역사회와 부품협력업체도 지원하는 공동 활동에 나섰다”며 “노사가 함께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고용안정과 부품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노사 공동발전과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