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예선 무패'로 남아공 간다
'최종예선 무패'로 남아공 간다
  • 전민준기자
  • 승인 2009.06.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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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 내일 이란과 B조 마지막 경기 펼쳐

허정무호가 이란을 꺾고 '최종예선 무패'로 산뜻하게 남아공행으로 간다.

허정무 감독(54)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인 8차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6월 세계랭킹에서 한국(46위)은 이란(52위)에 6계단 앞서 있지만, 역대전적에서는 8승6무8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팽팽한 대결이 예상되지만 승리에 대한 절박감은 이란이 앞선다.

한국이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2-0 완승을 거둬 일찌감치 조 2위를 확보,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반면, 이란은 15일 현재 2승4무1패 승점 10점으로 북한(3승2무2패 승점 11. 득실차 +2. 2위), 사우디아라비아(3승2무2패 승점 11. 득실차 0. 3위)에 밀린 4위로 처져 있다.

이란은 한국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고 18일 오전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사우디-북한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 출전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이란이 한국에 승리를 거둔 후, 사우디와 북한 중 한 팀이 승리하면, 이란은 조 3위로 A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본선행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으며, 사우디와 북한이 비길 경우 이란은 조 2위로 남아공에 직행할 수 있다.

한국대표팀 비디오 분석관 출신인 압신 고트비 이란대표팀 감독은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한국과 함께 남아공에 가고 싶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본선을 준비하는 허정무호는 이란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남아공에서의 성공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각오다.

허정무호에 이란전은 최종예선전의 긴장감보다 평가전의 의미가 강한 경기다.

본선 출전을 앞두고 실리를 추구해야 하는 허 감독은 대등한 상대인 이란과의 맞대결을 통해 효율적인 전술운용 및 공격전술을 시험한다는 계산이다.

또한 이란이 그동안 중요한 순간마다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사실은 허 감독이 이번 이란전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점이다.

지난 1996년 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에 2-6 대패를 안겨준 이란은 2002부산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에서도 한국을 제압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4년 중국에서 펼쳐진 아시안컵 8강전에서 '아시아의 마라도나' 알리 카리미(31. 페르세폴리스)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3으로 승리한 바 있다.

올 2월11일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가진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29. 오사수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뒀던 한국은 안방승리를 통해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태세다.

한국이 이란전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 1990이탈리아월드컵 최종예선(3승2무) 이후 처음으로 무패로 본선행을 이룰 수 있다는 점과 이란전 승리가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을 노리는 북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이란전 승부에 관심이 가는 요인 중 하나다.

허정무 감독은 "이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북한을 위해서가 아닌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캡틴' 박지성 역시 "(이란전은)승리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눈여겨봐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 지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최선을 다해 이란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한국은 지난 10일 사우디전과 다르게 경고누적, 퇴장에 의한 출전정지 선수가 없어 이란전에 최상의 전력을 꾸려 임할 수 있다.

최전방 투톱에는 이근호(24. 주빌로 이와타)와 박주영(24. AS모나코)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이며, 박지성, 김정우(27. 성남), 기성용(20), 이청용(21. 이상 서울)이 미드필드진에 배치될 전망이다.

지난 사우디전에 결장했던 이영표(32. 도르트문트)와 오범석(25. 사마라)은 좌우 풀백자리에 복귀할 것이 유력하며, 이정수(29. 교토상가)와 조용형(26. 제주)이 중앙수비로, 이운재(36. 수원)가 골문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맞상대 이란 역시 카리미와 네쿠남을 비롯해 메디 마다비키아(31. 프랑크푸르트), 바히드 하세미안(33. VfL보쿰), 마수드 쇼자에이(25. 오사수나) 등 최강의 전력을 내세워 한국전에 임한다.

한편,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조중연)는 이날 경기 전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사인볼 700개를 경기 전 관중석으로 전달한다.

허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단은 이란전을 마친 뒤 경기장에서 본선 진출 자축 세레머니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