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확진자 속출… 트럼프 이어 보좌관·대변인 등 잇단 감염
백악관 확진자 속출… 트럼프 이어 보좌관·대변인 등 잇단 감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0.0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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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뇌부까지 침투… 바이든 “분열된 집” 비판
거수경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거수경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속출하면서 미 행정부 국정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려 입원 치료를 하다 3일 만에 퇴원한 중에 또 확진자가 나오면서 백악관발 감염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연합뉴스는 블룸버스통신의 말을 빌려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직원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백악관에서는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중 한명으로 꼽히는 호프 힉스 보좌관을 시작으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확진됐고, 대통령의 수행원인 닉 루나 보좌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직원 2명 등이 줄줄이 확진됐다.

직원 중 한 명은 미국의 핵무기 코드가 들어간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보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해양경비대 참모 제이나 맥캐론이고, 다른 한 명은 대통령 수발을 드는 현역 군인이다.

전날까지 총 12명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이 감염된 상황에서 이날에는 스티븐 밀런 선임보좌관과 국방부 해양경비대의 찰스 레이 부사령관이 확진되면서 백악관에 이어 미군도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게 됐다.

여기에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백악관 출입기자 기자 3명,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켈리앤 콘웨이 전 선임고문 등 5명까지 백악관 안팎으로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백악관 내 인사들의 잇단 확진에 미국은 또 한 번 초비상 상태를 맞게 됐다. 대내외 정책 수행의 차질도 불가피하다. 10명 이상의 참모진이 감염된 데 따라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조기 복귀해 “코로나19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며 대선 여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녹록지 않다. 백악관 복귀 후에도 여전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코로나19 노출 위험도가 더 높아진 데 따라 오히려 대선 여정 과정에서 역효과를 안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백악관 상황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명연설을 차용해 ‘분열된 집’이라며 비판하며 기세몰이에 나섰다.

백악관은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책 강화를 검토 중이긴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 돌입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백악관발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이를 억제할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