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완치 토대 마련…연구자 3인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C형간염 완치 토대 마련…연구자 3인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0.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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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에서 퇴치까지 30년…치료실마리 제공 높이 평가돼
하비 올터, 찰스 라이스, 마이클 호턴 등 연구자 3인 수상
(사진=연합뉴스)
코로나에 달라진 노벨상 수상자 시상식. (사진=연합뉴스)

침묵의 살인자로 불려온 C형간염 바이러스를 분리, 발견하면서 치료의 실마리를 제공한 연구자 3인에게 노벨생리의학상이 수여됐다.

6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하비 올터, 찰스 라이스, 마이클 호턴 등 연구자 3명은 존재조차 알 수 없었던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완치 기반을 마련한 공로가 높이 평가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특히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후 약 30년 만에 C형 간염을 완치·퇴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하비 올터 교수는 1975년 C형간염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간염, 간경변 등의 질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돼 수상자로 선정됐다.

마이클 호턴 교수는 올터 교수에 이어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공식 규명한 학자다. 그가 규명하기 전 C형간염 바이러스는 ‘A형도, B형도 아닌 간염’(Non-A, Non-B 간염) 정도로 여겨져 왔던 미지의 세계였지만 그의 의해 C형이라는 새로운 간염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규명되자 혈청검사로 관련 진단이 가능해졌다.

호턴 교수 이전까지 C형간염 바이러스는 그저 수혈 관련 간염 등으로 발생하는 혈액 매개 질환이라는 임상적 특징만이 알려졌을 뿐 명확한 병원체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호턴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간암과의 연관성을 발견해 해당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찰스 라이스 교수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내부 단백질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내 완치의 길을 밝혔다. 특히 2005년 C형간염 바이러스의 실험실 모델을 확립해 C형간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미지의 영역이었던 C형간염 바이러스의 존재가 명확히 드러나자 이후 연구에도 가속도가 붙어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체에 침투하고 감염을 일으키는지, 체내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며 복제되고 사멸하는지 등을 알게 됐다.

과거 C형간염은 예방 백신도 없는데다 치료제도 없는 그야말로 ‘감염되면 사망’하는 침묵의 살인자인데다 치료 성공률도 50~60%에 불과하고 조기 발견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약 5년 전부터 완치가 가능한 신약이 개발돼 상용되면서 인류에게 C형간염은 정복 가능한 질환이 됐다.

의료계는 애초 바이러스가 규명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완치 성과도 낼 수 없었으므로 연구자 3인의 공로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은 바이러스 발견 30년 만에 질환의 완치 및 퇴치에 이르기까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의료계 내부의 중론이다.

실제로 C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해당 질환을 전 세계에서 퇴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또 이들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어려운 시간에 놓여있는 현재 큰 의미가 있다.

한 국내 의과대학 교수는 C형간염 바이러스처럼 단기간에 극복한 선례는 없다며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바이러스를 규명하고 퇴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는 현재 5가지 유형(A·B·C·D·E형)이 밝혀졌다. 특히 B. C, D형은 급성 및 만성으로 진행해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인구의 1∼2%가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살다가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한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