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가 관방장관 “조건 없이 김정은과 마주할 각오 돼있다”
일본 스가 관방장관 “조건 없이 김정은과 마주할 각오 돼있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9.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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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평양·도쿄양쪽 연락사무소 설치”·기시다 “북일정상회담 불사”
청년·여성국 공동 주최 총재 선출 후보 공개 토론회서 맞붙은 세 후보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스가, 기시다, 이시바 후보.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격 사임 의사에 따라 차기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 선출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각 후보들이 각기 다른 대북 정책을 제시하며 일본인 납치 문제 등 오랜시간 미해결된 사안에 대해 적극적 자세로 임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9일 자민당 청년·여성국 공동 주최로 개최된 첫 총재 선출 후보 공개 토론회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과 직접 마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1위, 각 언론사가 조사한 지지도 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북한 문제는)국민 생명 및 재산의 문제인 동시에 국가 주권의 침해인 만큼 거국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대북 연락사무소를 평양과 도쿄 양쪽에 설치해 관련 문제를 확실하게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무조사회장은 “한반도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북일 정상회담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해결 기회를 잡겠다”고 밝혔다.

대북문제 뿐아니라 여성정책 및 저출산 문제를 놓고도 세 후보의 의견이 갈렸다. 

스가 장관은 “여성이 건강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안심하며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 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하겠다”며 “각 기업이 여성채용 목표를 수치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산을 희망하는 가정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해 불임 치료에도 공적 의료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은 미혼모 소득과 남성의 가사분담률이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 이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또 불임 치료 여성이 큰 고통 및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어이 여성들이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법률과 예산을 목록으로 만들어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정무조회장은 “유방암, 자궁암 검진뿐만 아니라 출산 비용도 확실하게 지원해 출산을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실질적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등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저 출산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로 인구가 밀집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아 새로운 마을 만들기 관점에서 저 출산 문제를 선제적으로 염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베 정부에서 실책한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해서도 세 후보의 난타전이 벌어졌다. 

스가 장관은 “아베 정권은 경제 성장 없이는 재정 재건도 없다고 말해 왔다. 이에 대한 생각은 (자신도)변함 없다”며 아베 정권에서 경제정책으로 내세운 ‘아베노믹스’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경제가 있고 재정이 있는 것”이라며 “우선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금융지원 등으로 경기를 되살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재차 드러냈다. 

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잠재 성장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경제를 키우는 일과 사회보장을 바꿔나가는 일을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며 “다음 세대에 과도한 빚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정무조회장은 “세계가 코로나19와 오랜기간 맞서는 상황에서 일본도 필요에 맞춰 과감한 재정투입을 하지 않으면 아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세계가 다음 단계에 들어섰을 때, 재정 건전화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조금은 긴 안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 비례 대표 후보자 연령을 원칙적으로 73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세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스가 장관은 “현 비례대표 정년은 좋은 제도”라며 변경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반면에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젊은 세대가 알 수 없는 것도 있다”며 “고령자 의견을 제대로 살려 나갈 필요가 있다”며 보완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그러나 기시다 정무조회장 또한 “비례대표는 선거에 취약한 젊은 층이나 다양한 인재에게 기회를 주는 의미가 있다”며 “73세 미만으로 제한을 두는 ‘정년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 후보는 오는 12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하는 공개 토론회에서 또 한 번 맞붙을 예정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