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에…영국 정부는 전 국민 '취득세 완화'
부동산 시장 침체에…영국 정부는 전 국민 '취득세 완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7.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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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약 7.6억원 이하 주택 구매 시 면제 등 '긴급조치'
2005년~2020년 영국 부동산 거래량 그래프. (단위:천)(자료=BBC)
2005년~2020년 영국 부동산 거래량 그래프. (단위:천)(자료=BBC)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정책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영국은 최근 한시적인 취득세 인하 방안을 시행 중이다. 과열된 한국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영국에서는 코로나19로 부동산 시장 침체와 주택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21일 BBC 인터넷판이 공개한 영국 국세청(HMRC)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주거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6만875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감소했다. 

이는 지난 5월과 비교하면 50% 급증한 수치다. 올해 2분기 영국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 2005년 세무 당국 통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핼리팩스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 시장의 주택 가격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영국 재무부는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한다고 보고, 주택 시장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임시 제도를 시행 중이다. 

앞서 7일 영국 재무부는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내 주택 구입에 대한 인지세(취득세)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주택 구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기 위한 임시 긴급 조치로, 발표 다음날인 8일부터 즉각 발효됐으며 내년 3월31일까지 9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바뀌는 내용은 최대 50만 파운드(한화 약 7억6000만원) 이하 주택 매매자에게는 인지세가 전면 면제된다. 또, 50만 파운드 이상부터는 구간에 따라 △51만~92만5000파운드 5% △92만5001파운드~105만파운드 10% △150만 파운드 이상 12%의 세금만 부과된다.

이는 완화된 과세 체계로, 현행 체계는 12만5000파운드 이상 토지나 재산에 대해 과세가 적용되며, 인지세 면제는 최초 주택 구매자에 한해 30만파운드 이하 주택 매매에만 적용됐다.

이번 인지세 완화 조치로 영국 재무부는 9개월간 약 38억 파운드의 세수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날 BBC는 이번 조치로 인한 효과가 최신 판매 수치에 반영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다만, 앞으로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잠재적 구매자들의 수요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폴 스톡웰 게이트하우스은행(영국 규제 은행) 최고기술책임자는 "지난 5월 이후 거래 수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성격상 대책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5월 재개장 이후 시장에 거래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