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 공방, 이번주 분수령
대웅제약-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 공방, 이번주 분수령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6.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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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 ITC 판정…ITC 소속 변호사 "대웅제약이 균주 도용" 의견
대웅 '나보타' 미국·캐나다·유럽·중남미 등 세계 51개국 판매 허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수년째 이어온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공방이 오는 5일로 예정된 ITC 예비판정에서 일단락될 전망이다.(사진=픽사베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수년째 이어온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공방이 오는 5일로 예정된 ITC 예비판정에서 일단락될 전망이다.(사진=픽사베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나보타’의 균주 출처 공방이 이르면 이번 주 일단락된다. 양사는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두고 수년째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5일(현지시각) 예비 판정을 내린다. 업계는 이번 판정이 국내 민사 소송 등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소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의 승자가 오는 5일 결정된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2012년경부터 현재까지 나보타 균주 출처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훔쳤다. 균주 획득 경위와 장소,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등을 공개하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는 아무런 근거 없이 음해하고 있다. 오히려 메디톡스가 균주의 기원과 실체를 소명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특히 2016년부턴 보유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고 대웅제약에 염기서열 공개와 공개토론을 요구해 왔다.

메디톡스는 이듬해인 2017년엔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를 훔쳤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물론, 미국과 국내 법원에 대웅제약을 제소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같은 내용의 시민청원서를 접수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메디톡스의 참패다. 대웅제약은 경찰조사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미 법원과 FDA은 메디톡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사소송은 1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 ITC에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대웅제약·에볼루스(나보타 미국 판매사)를 상대로 제소했다.

ITC는 그 해 3월, 해당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ITC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유 균주와 그에 대한 정보를 각 사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포자감정(유전자분석)을 실시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포자감정 방법과 결과에 대해서도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ITC는 오는 5일 예비 판결을 내리며, 올해 10월엔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 ITC 소속 변호사는 재판부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ITC 예비 판결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균주 출처 공방의 무게의 추를 한 쪽으로 기울게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수년째 같은 입장만 펼쳐 왔는데 이번 ITC가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 ‘나보타’는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지난해 5월 세계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주보’란 이름으로 출시됐다. 나보타는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유럽·중남미 등 세계 51개국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나보타는 2020년 대웅제약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올해 1~3월 3개월 동안 136억원의 해외 매출(수출액)을 기록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