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험, 전염병 인한 '취소 보장' 확대해야
여행보험, 전염병 인한 '취소 보장' 확대해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5.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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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위험보장 수요 대응한 유연한 상품개발 필요
2019년 1분기와 2020년 1분기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 현황.(자료=손해보험사 5개사 실적통계)
2019년 1분기와 2020년 1분기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 현황.(자료=손해보험사 5개사 실적통계)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여행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소비자들을 위한 여행보험 취소 보장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정성희 연구위원과 문혜정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보험시장 영향과 과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험연구원이 손보사 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0년 1분기 국내여행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8만500건으로 전년 동기(19만4300건) 대비 43%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집중된 2~3월에는 신규 계약이 63%  감소했다. 2020년 1분기 해외여행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61만7900건으로 전년 동기(103만4500건) 대비 41%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한 소비자들이 여행 경비 환불이나 위약금을 요구하는 건수도 늘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0년 1월 20일~3월 10일 동안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1만5682건으로, 전년 동기(1926건) 대비 8.1배 증가했다. 이 중 해외여행은 7066건으로 45%를 차지했다.

정성희 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 세계를 강타한 사스(SARS) 등을 겪으면서 전 세계 보험사들이 전염병을 면책항목으로 하는 상품 판매를 해 왔다"며 "현재 국내 여행보험 중에서 여행 취소 시 비용을 보장해 주는 상품의 경우 전염병으로 인한 여행 취소 사유는 면책사항으로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으로 여행을 취소하게 되더라도 소비자들은 여행 취소에 대한 보장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주요국에서는 여행취소보험 보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뉴욕 주는 여행취소비용보험(CFAR 여행보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정해 권고하고 있다. 이 보험은 표준여행보험에 비해 40~60% 정도 보험료는 높지만, 전염병 등으로 여행이 취소될 경우 여행경비의 50~75%를 보험급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또 일본 라인파이낸셜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대로 항공과 숙박 등을 취소할 경우, 취소수수료를 보상해 주는 여행 취소비용보상보험을 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상품인 여행보험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생활환경과 새로운 위험보장 수요에 대응해 유연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며 "소비자의 새로운 위험보장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