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애매한 답변' 일관… 뿔난 국회 "김정은 신변, 그냥 모른다고 하라"
김연철 '애매한 답변' 일관… 뿔난 국회 "김정은 신변, 그냥 모른다고 하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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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통위, 전체회의 실시… '김정은 유고' 여부 화두
여야,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십자포화… "왜 말 못 하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은 도대체 외교부·통일부가 모르면서 아는척 하는 건지, 알고도 모르는척 하는 건지 궁금해한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유고 여부와 관련,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국회는 정부의 정보수집 능력에 대해 일제히 의구심을 표했다.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함께 정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이날 전체회의에선 김 위원장 유고 여부가 화두에 올랐다.

먼저 질의에 나선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보름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김 장관을 향해 "김 위원장이 평양에 없다는 게 맞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동선에 대해선 정보 사항이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 보안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느냐, 그게 어떻게 정보사항인가"라고 질책했고, 김 장관은 "정부는 정보평가의 결과를 말씀드릴 뿐 과정에 대해선 밝히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 역시 김 장관을 향해 "(정부는) 1994년 김일성, 2011년 김정일 사망도 모르고 있다가 보도 내용을 보고 확인했다"며 "장관은 (김 위원장이) 이상이 없다는 걸 믿어 달라는데, 그 근거를 얘길하라"고 질책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 역시 김 장관에게 십자포화를 쏟았다.

이 의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 상태에 대해 '알고 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거론하며 "한반도 주인은 우린데 (트럼프 대통령이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을 정부가) 국민에게 선제적으로 얘기하면 안 되느냐, 우리 정부도 알고 있고 파악하고 있으면서 말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김 장관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에서 의견 조율과 정부 당국 분석 결과, 특이동향이 없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국민이 외통위 회의를 주목하고 있음에도 (김 장관이) 북한 신문에 보도된 내용만 답변으로 반복하고 있다. 하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안다는 걸 알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김 장관이 "정부는 정보를 정치화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회의가 열렸으니까 얘기하는데, 우리가 정치화하느냐"며 "누가 남북 문제를 정치화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당국에 대한 질타는 여당에서도 나왔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이) 함축적 표현을 하는데,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 동태에 대해)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 정보수집 능력에 대해 굉장히 회의를 갖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보름 동안 전혀 볼 수 없는데, 특이한 동향이 없다는 말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동해북부선'과 관련해선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으냐, 남북 간 대화 채널(매개체)이 있어 공감하고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찾아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를 고리로 남북 관계를 심도있게 묻자 김 장관은 결국 "현재 남북 모두 코로나19 상황 극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접촉(대화)은 없다"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