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담병원 일부 축소… '코로나 장기화' 대비
감염병 전담병원 일부 축소… '코로나 장기화' 대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4.23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일 확진자 수 따라 탄력 운영… 1차 12개 병원 감축
가을·겨울 재유행 가능성… "의료자원 추가 확보 계획"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 집단방역 기본수칙과 농업분야 코로나19 대응, 국제 방역협력 총괄 TF 운영 계획 등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 집단방역 기본수칙과 농업분야 코로나19 대응, 국제 방역협력 총괄 TF 운영 계획 등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감소함에 따라 일부 감염병전담병원을 일반병상으로 전환한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위기시에는 바로 재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의료자원도 추가로 확보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국 67개 감염병 전담병원의 7500여 병상 중 일부를 감축·조정해 일반병상으로 순차 전환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일일 확진 환자가 50명 이하로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8명으로, 5일 연속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병상 감축은 가동률이 저조한 기관을 중심으로 우선 실시된다. 지역별로 병상 관리 및 재가동계획 등을 수립한 후 추가감축이 추진된다.

1차 감축은 이날 확진 환자가 없는 12개 병원, 682개 병상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2차 감축은 감염병에 지속 대응하기 적합하지 않은 요양병원이나 산재병원, 가동률이 5% 이하인 11개 병원 등을 대상으로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초에 대구·경북, 수도권을 제외한 12개 시도를 대상으로 지역별 병상 관리 및 재가동계획을 수립해 3차 감축을 추진한다. 대구·경북과 수도권 5개 시·도는 확진 환자 추세 등을 살펴본 후 추가 감축을 검토할 예정이다.

4차례 걸쳐 병상 감축이 완료되면 일일 확진 환자가 50명 이하로 유지되는 추세 아래 감염병 병상 수는 전국적으로 1500~2300여 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감염병 전담병원을 일반병상으로 전환하더라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임시설치한 시설물을 유지하고 위기 시에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확진 환자 추이를 토대로 위기 상황을 4단계로 구분해 각 단계별로 필요한 적정 병상 수를 유지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10일 이내에 다음 단계의 병상 수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가을·겨울에 2차 유행이 올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 맞춰서 재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단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장비와 음압 병상 등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시설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불법체류 외국인, 노숙인, 쪽방 거주민 등 방역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방역 대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금까지는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대해 지자체별로 대응해 왔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더 세밀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있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