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악한' 코로나19… 무증상·재양성 복병 남았다
'영악한' 코로나19… 무증상·재양성 복병 남았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4.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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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메르스 때는 없었다"… 재양성 국내 141명
무증상자 선제 발견 중요… '취합검사법' 등 도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추세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복병'이 남았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양성이나 무증상 전파 등 코로나19의 특징이 그것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를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표현하며, 이런 특징들이 지역사회 감염의 뇌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예의주시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재양성'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재양성자가 141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133명에서 8명이 늘어난 수치다.

재양성자는 20대가 34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50대, 30대, 40대, 60대, 80대 이상, 10대, 70대, 10대 미만 순이다.

아직 재양성 확진자로부터 '2차 감염'된 사례는 없다고 알려졌지만,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들에게 전파력이 없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현재까지는 전문가들도 재양성자의 경우에 감염력은 없고 위험하지 않은, 바이러스 입자들이 민감한 진단검사를 통해 발견된 것이라는 가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방역당국은 재양성자의 감염력이 얼마나 되는지, 항체가 형성됐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정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코로나19는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면서 "죽은 바이러스의 '조각'을 발견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증상 전파'도 방역에 커다란 걸림돌이다. 일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어떤 증상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스텔스 바이러스'라는 용어가 쓰일 정도로 무증상도 상당히 많고, 또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도 바이러스를 뿌리면서 전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감염 후 언제부터 전파력을 갖는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면서, 정부는 촘촘한 방역망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애초 확진자의 접촉자 조사 시점을 '증상 발현일'로 잡았으나 국내외에서 무증상 환자가 발생하면서 증상 발생 하루 전으로 접촉자 조사 시점을 변경했다. 현재는 시점이 '증상 발현 이틀 전'까지 앞당겨졌다.

확진자의 접촉자를 신속히 찾아내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은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한 만큼 방역당국은 무증상 감염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가 요양병원, 요양원 등에 여러 명의 검체를 채취해 한꺼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법'(Pooling)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는) 무증상이나 발현 전에 전파도 가능하고, 일부 재양성도 나오는 등 증상이 다양한데다가 젊을수록 치명률 등이 낮아 방심을 부르고 있다"며 "절대 방심하지 않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