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염병, 상시적 경제 리스크…발생 전후 대응체계 확립해야"
한은 "전염병, 상시적 경제 리스크…발생 전후 대응체계 확립해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3.08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안심리 인해 민간소비 중심 부정적 영향
'재난시스템 구축·전문인력 양성' 등 필요
과거 주요 전염병과 경제적 손실 추정액 관계(*메르스는 국내, 사스·에볼라는 전세계 기준). (자료=WHO·World Bank·UN·국립안전재난연구원·한은)
과거 주요 전염병과 경제적 손실 추정액 관계(*메르스는 국내, 사스·에볼라는 전 세계 기준). (자료=WHO·World Bank·UN·국립안전재난연구원·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앞으로 전염병이 상시적인 경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확산 불안심리가 작동해 민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제적 재난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8일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염병은 인적·물적 자본손실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과거 사스(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의 경우, 한국에서의 확산세는 상대적으로 미미했으나 중국 등 주변국 확산세로 인해 관련 교역이 위축되면서 나타난 소비심리 위축과 관광객 감소 등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크게 확산되면서 내수를 상당 폭 위축시켰는데, 높은 치사율로 사회적 불안심리가 고조됨에 따라 관광산업 등 서비스업과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

보고서는 전염병 확산세가 지속되면 조업 중단 등에 따른 생산차질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전염병의 경우 확산세가 진정되면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의 경제적 영향은 확산 정도와 지속 기간, 치사율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례에서는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곧 주요 실물지표가 반등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전염병이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임을 인식해, 면밀한 사전 감시체계를 확립하고, 철저한 사후 대응방안을 마련해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민 한은 거시재정팀 차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염병에 대한 전반적 위험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나, 기후변화 등으로 발생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재난대응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핵심 부품과 소재에 대한 국산화 및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주요 교역상대국의 재난으로 인한 중간재 수급 차질 등 공급망 훼손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