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정부가 국회에 복수안을 제시한 후 지지부진한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시한 '2019년도 입법활동 경과 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야당 소속의 위원장이지만, 연금보험료 인상을 지금부터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의 3선 중진 의원이다.

김 위원장은 또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가 중증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병원과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 "이 교수가 병원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불이익을 받았다면 심각한 문제로 본다"면서도 "외상센터가 평상시 경증에 가까운 환자를 받으면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만, 긴급사태가 생기면 대응력에 문제가 생기는데 아주대는 (이 문제를 두고) 양측 입장이 대립하고 있어 실태파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현재 보건복지위는 이 교수가 주장하는 중증외상센터 예산의 전용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 자료를 요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건복지위는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입법과 정책 성과 설명에 나섰다. 상임위 차원에서의 성과 보고는 국회 역사상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보건복지위는 지난해 희귀병 환자와 시각·청각 동시 장애인 등 사각지대에서 외면받는 국민을 위한 정책·입법 활동을 하면서,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의료체계 안전 등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위는 지난해 263건의 법안을 처리했고, 20대 국회 전체로 보면 1020건을 처리했다. 다른 상임위나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보건복지위는 이날 3개 영역에서 '2019년 10대 주요 입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 분야에서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보고를 의무화한 '환자안전법' 개정안 △의료기관 내 보안강화 방안을 명시한 '응급의료법·의료법' 개정안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외래치료지원 제도를 통한 지원 강화를 골자로 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등 3건을 선정했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확대 분야의 경우 △위기가구 발굴을 위한 정보 활용을 확대한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대상을 확대한 '장애인등편의법' 개정안 △자살유발정보 유통·확대 차단 방안 및 고독사 예방·관리 방안을 담은 '자살예방법 개정 및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제정안 △지역가입자의 재산에 대한 건강보험료 부담을 경감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 4건을 꼽았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및 연구개발(R&D) 활성화 분야에서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지원 체계를 마련한 '첨단재생바이오법 및 의료기기산업육성지원법' 제정안 △인체유래물 잔여검체 및 시체의 연구 활용 기회 확대 방안을 담은 '생명윤리법 및 시체해부법' 개정안 △암데이터 사업 근거를 마련한 '암관리법' 개정안 등 3건을 추렸다.

보건복지위는 오는 30일 오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안 점검을 위한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질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국회가 대립 구조 속에서 민생을 제대로 못 챙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실제로 정쟁 요소가 있으면 국회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치와 국회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불출마하겠단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석대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