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진로이즈백에 취한 주류시장…하이트진로 ‘승승장구’
테라·진로이즈백에 취한 주류시장…하이트진로 ‘승승장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0.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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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100일 만에 1억병 돌파, 진로이즈백 70일 만에 1100만병
필라이트 판매 7억캔 돌파 1위…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예고
하이트진로의 '히트작' 제품. 사진 왼쪽부터 테라 맥주, 진로이즈백 소주, 필라이트 발포주.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히트작' 제품. 사진 왼쪽부터 테라 맥주, 진로이즈백 소주, 필라이트 발포주.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주류시장에서 ‘히트메이커(Hit-maker)’로 자리매김했다. 청정라거를 표방한 신제품 ‘테라’ 맥주에 이어 레트로(Retro, 복고) 감성을 앞세운 ‘진로이즈백’ 소주가 기대 이상의 반응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 발포주 ‘필라이트’ 역시 누적판매 7억캔을 돌파하며 관련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히트상품 효과로 하이트진로의 수익성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신제품이 소비자 입맛을 제대로 공략했다.

테라 맥주의 경우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5년 전부터 기획에 돌입하고, 2년간 개발 끝에 ‘100% 청정맥아’와 ‘100% 리얼탄산’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됐다.

호주 청정지역 골든트라이앵글(AGT)이라는 곳에서 수매한 맥아만을 사용했고, 제조과정도 인공을 거부하는 점을 집중 강조하며 경쟁 맥주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업계 특성상 기존 맥주 브랜드의 충성도가 워낙 높아 후발주자가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하이트진로는 가정용 시장은 물론 요식·유흥업계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테라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테슬라(테라와 참이슬 소주의 합성어)’라는 폭탄주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마케팅이 힘을 받게 됐다.

여기에 지난 7월 일본 아베정부의 수출규제 여파에 따른 한일 간의 갈등으로 일본산 불매운동의 정점에 아사히·기린 등 일본맥주가 큰 타격을 받으며, 테라를 비롯한 국산 맥주가 반사이익까지 얻었다.  

지난 5월 말 열린 부산 센텀맥주축제와 하이트진로 테라의 콜라보. (사진=하이트진로)
지난 5월 말 열린 부산 센텀맥주축제와 하이트진로 테라의 콜라보. (사진=하이트진로)

그 결과 테라는 출시 100여일 만에 판매 1억병을 돌파한데 이어 두 달도 안 된 지난 8월 말 누적판매 667만 상자, 2억204만병(330밀리리터 기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단기간에 입지를 구축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올 1분기 품목별 POS 소매점 매출액 기준 맥주 점유율에서 오비맥주는 51.9%(3619억5200만원), 하이트진로는 16.6%(1174억6900만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테라 출시 이후 2분기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50.7%(4076억800만원)으로 1.2% 줄어든 반면 하이트진로는 19.8%(1593억2100만원)로 3.2% 상승해 20%대 진입까지 바라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사실 테라가 이렇게 빨리 안정화될지 몰랐다”면서 “테슬라 인기로 자사 제품인 참이슬 소주와의 궁합이 잘 맞았고, 여름 성수기 시즌에 일본산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점유율 상승은 물론 단기간에 오비 카스를 쫓는 ‘추격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출시한 소주 신제품 ‘진로이즈백’도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마케팅에 힘입어 4050세대는 물론 2030세대까지 공략하며 판매 70여일 만에 1100만병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진로이즈백의 경우 ‘감성 마케팅’을 앞세운 점이 주효했다. 서울 홍대와 강남에서 진로이즈백 홍보 차원의 팝업스토어 ‘두꺼비집’을 운영하고, 친근한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홍보 등으로 인지도를 꾸준히 높인 것이다.

이런 마케팅 덕분에 관련업계에서는 전체 소주 시장점유율에서 진로이즈백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가까이 되고, 참이슬을 포함한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60% 이상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진로이즈백 출고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출고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필라이트는 지난 2017년 4월 업계 최초로 내놓은 발포주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이른바 ‘유사맥주’라고 보면 된다. 맥주 맛은 느끼면서도 크게 취기가 없어 부담이 없고, 가격은 일반 맥주의 반값에 불과해 이른바 ‘가성비 맥주’로 빠르게 입소문 났다.

또,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필라이트 오리지널은 물론 산뜻한 맛의 후레쉬, 밀을 원료로 한 향긋한 풍미의 바이젠까지 제품을 다변화하면서 발포주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그 결과 출시 2년 5개월 만에 누적판매 7억캔을 돌파했다. 이는 대한민국 20세 이상 성인 1명당 17캔 정도 마신 양이다.

하이트진로가 주류시장의 양축인 맥주와 소주 분야에서 연이어 히트작을 내면서, 증권가도 하이트진로의 수익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필라이트와 테라에 이어 진로이즈백이 매번 히트를 치고 있다”며 “신제품 효과로 맥주와 소주에서 모두 점유율 상승이 나타나 실적 반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분기에 이어 테라와 진로이즈백이 안착하면서 고성장이 예상돼, 3분기 실적이 연결매출 5610억원에 영업이익 457억원이 전망된다”며 “컨센서스 영업이익인 42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