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국회 도움 절대적 필요”
韓총리“국회 도움 절대적 필요”
  • 전성남기자
  • 승인 2009.02.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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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 잇따라 면담…되돌아 온 것 ‘쓴소리’
정세균 “사과부터 한 다음 추경 얘기해야” 이회창 “밀어붙이기식 속도전 하지 말아야” 한승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야당 대표들을 잇따라 만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나,야당은 협조 약속보다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 쓴소리만 쏟아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5일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과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각각 방문했지만, 오히려 야당으로부터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박영준 국무차장 등 총리실 관계자들과 함께 정 대표를 찾아가, “추경을 해야 할 것 같으니 협조해 달라”며 “국회에 계류된 민생 법안도 하루 속히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정부 여당이 사과부터 한 다음 추경을 얘기해야 한다”며 “정부는 지난해 수정 예산안을 짤 때 현 상황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4조 3000억원의 위기극복 예산 요청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쟁점법안과 관련, “당연히 정부입법으로 해야 할 법안들 중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것들이 많다”며 “나쁘게 말하면 ‘청부입법’인데 우회적으로 제출된 법안들”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민주당도 10년간 정권을 가져보지 않았느냐”며 거듭 협조를 당부했고, 정 대표는 “협력은 하지만 따질 것은 따지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가 “정부 여당은 한몸이 아니냐. 지금처럼 여당이 야당하는 식으로 해서는 국회가 잘 운영되기 어렵다”고 질타하자, 한 총리는 “국민에게는 정부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함께 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맞받아쳤고, 정 대표는 “그렇다면 국민들이 야당을 정부의 2중대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꼬집는 등 불편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어 한 총리는 이 총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임시국회 회기 내 계류법안 처리와 추경 예산안 통과를 당부했디. 이 총재는 “정부 여당은 설득하려는 노력도 없이 밀어붙이기 식의 속도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이라며 “싸우더라도 국회 내에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선택 원내대표도 “언론 관계법은 아직 숙성이 덜 됐다”며 “‘청부 입법’의 수도 너무 많은데, 정부가 의원들을 시켜 법안을 제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대대표는 또 “세종시법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비전이나 원칙이 없는 것 같다”며 “확실한 정부의 입장과 추진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국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언론관계법을 통해 MBC나 KBS를 민영화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잔뜩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