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불확실성 커진 금융시장…금리인상 시계추 ‘째깍째깍’
[긴급진단] 불확실성 커진 금융시장…금리인상 시계추 ‘째깍째깍’
  • 성승제 기자
  • 승인 2018.10.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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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인상 확실시… 시장 충격 대비해야
금융통화위원회 주재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금융통화위원회 주재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금리인상 시계추가 빨라졌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기준금리는 빠르면 11월 혹은 내년 초 인상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미국이 9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내일(1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하는 이유다.

결정적인 원인은 외국인투자자 이탈이다. 그간 꿈쩍도 하지 않았던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11일 미국 증시 하락과 함께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48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 결과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8.94포인트(4.44%) 내린 2129.67로 주저앉았다. 8거래일 연속 하락이며 지수하락폭은 2011년 9월23일(103.11포인트)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이는 미국과의 금리차가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은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2.25%로 인상되며 우리나라(연 1.50%)와 최대 0.75%포인트로 격차를 벌였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은 이르면 연내 또 한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금리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미국이 또 다시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투자시장전문가들은 한국은행 서둘러 금리인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더이상 금리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며 “한은은 이미 시장에서 충분한 시그널을 보냈다“고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은경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금융안정만이 목적이라면 10월 금통위에서 인상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며 “여론과 정부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울였다”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9월 물가 서프라이즈와 고용지표의 단기적인 개선으로 10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25bp)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맥을 같이 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보고서에서 ”(금리인상을 위한) 조건이 충족됐다“며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을 11월에서 10월로 수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도 "10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고 예측했고 10월 금리인상 전망을 제시한 골드만삭스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 수준으로 가파르게 올랐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고민이 깊어진 것은 한은이다. 시장에선 금리인상을 재촉하고 있지만 섣불리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최대 목표는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이다.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물가는 여전히 1%대 후반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걸림돌이다. 자칫 금리인상 정책으로 우리나라가 경기침체에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내수가 침체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경제가 금리인상 충격에 대비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달이든, 다음 달이든 혹은 내년 초든 우리나라의 금리인상은 이제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그간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한 유럽과 일본 그 외 신흥국가들도 서서히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고 시장에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앞으로 2년여간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현 시점에서 금리인상 정책을 쓰지 않으면 오랜기간 (금리인상) 타이밍을 잡기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 금리가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라와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종합해보면 연내가 적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ban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