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사외이사 35%는 '권력기관' 출신
10대 그룹 사외이사 35%는 '권력기관' 출신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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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출신에 국세청, 금감원 등 '5대 기관' 퇴직자 포진
롯데 11명 중 4명이 판·검사…공정위 인사는 현대차로 
이해 기업 재취업 관행 여전...'관피아'  논란에도 재점화
 

정경유착의 대표적 형태 중 하나인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의 기업 사외이사로의 이직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공시된 10대 그룹 상장사의 신임·재선임 사외이사진 중 각 부처 장·차관이나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판·검사 등 '5대 권력기관' 출신은 46명이다. 조사 대상 전체 사외이사 132명의 34.8%다.

그룹별로 보면 롯데가 46명 중 11명의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가장 많다. 이어 한화가 8명, 현대자동차가 7명, 삼성이 6명, 현대중공업 5명 순이다.

전체 사외이사 중 권력기관 출신 인사 비율로 보면 현대중공업이 83%로 가장 높다. 현대차는 53.8%, 롯데는 52.3%, GS 50%, 한화는 36.3%, 삼성은 33.3%를 차지한다.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들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장·차관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고 판·검사 출신도 11명이나 된다. 이어 국세청 출신이 7명이며 기획재정부와 금감원 6명, 공정위가 4명이다. 

판·검사는 롯데 4명, 현대중공업 3명에 몰려 있다. 롯데는 최근 신동빈 회장 구속과 맞물리면서 판·검사 출신 사외이사들의 선임 행보를 주목받고 있다. 롯데푸드는 송찬엽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롯데쇼핑은 이재원 전 법제처 처장, 롯데케미칼은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 롯데정밀화학은 변동걸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원장, 롯데제과는 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을 재선임이다.

경제검찰인 공정위 출신 4명은 모두 현대차 그룹과 연결돼 있다. 현대차는 이동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며 기아자동차는 한철수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신규 선임, 현대글로비스는 이동훈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재선임한다.

기획재정부 출신은 삼성과 한화에 각각 3명씩, 금감원 출신은 롯데와 한화에 각각 3명과 2명이다.

장·차관 출신의 경우 각 그룹별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GS는 현오석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현대중공업은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기아자동차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한화생명은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삼성생명은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 SK이노베이션은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삼성화재는 김성진 전 조달청장을 사외이사로 신임 또는 재선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