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제 앞둔 호텔가, 위생 논란 '비상'
성급제 앞둔 호텔가, 위생 논란 '비상'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2.26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호텔서울·워커힐 등 청소 불량
외주 근로자라 관리 한계 드러나
성급제 재심사 앞두고 논란 확산
기사와는 무관한 사진. (사진=신아일보DB)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국내 특급호텔들이 성(별)급 재심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했다. 특히 최근 서울시내 유명호텔들이 불량한 객실 위생이 드러나며 이번 호텔 성급 재심사 결과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호텔업계는 이번 논란이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호텔들은 2015년부터 도입된 성급제로 3년마다 재심사를 받는다. 롯데호텔서울, 신라호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 등 도입 첫해 성급을 받은 호텔들이 올해 재심사 대상에 올랐다.

성급제는 특1등급부터 3등급까지 있는 기존 무궁화체제가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아 도입됐다. 바뀐 제도에서는 불시평가, 암행평가가 포함돼 있어 호텔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호텔업계는 객실 위생관리 논란으로 고민에 빠졌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로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서울, 워커힐호텔 등의 청결하지 못한 객실 관리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

이에 따라 호텔업계는 컵 세척이나 세탁 등을 아예 전문 업체에 맡기는 등 위생관리 매뉴얼을 강화하고 나섰다.

A호텔 관계자는 “이번 위생논란으로 청소 인원을 대폭 충원해서 세척담당 등 영역별로 인력을 배치했다. 이전까지는 메이드 1명이 객실 청소를 모두 맡아서 했었기 때문에 관리, 감독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파트너사에는 정기교육 횟수를 늘렸다"고 덧붙였다.

B호텔 관계자는 "위생관리 자체 매뉴얼을 대폭 강화하는 방침이 시행됐다"며 "전 직원에게 월간 객실 정비, 서비스 교육, 고객 응대 요령 교육을 포함해 서비스 모니터링, 평가 피드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텔 청소 인력이 직접 고용된 인력이 아닌 외주 근로자라는 점에서 객실 위생 관리가 체계적으로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외부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형태라 직접적인 관리와 교육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협력사를 통한 고용인 경우 불법파견 여지가 있어 청소 인력에 대한 직접적인 업무지시와 교육을 할 수 없다. 최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사태가 단적인 예다. 

A호텔 관계자는 "국내 호텔사 대부분이 협력업체를 통해 청소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직접고용을 하면 고정비가 그만큼 늘어나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서는 10여년 전부터 청소인력을 용역업체로 대신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계열뿐만 아니라 외국계 체인 호텔도 마찬가지다. 학자금 지원 등 직원복지 향상으로 고정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마다 각기 위생관리 매뉴얼이 있지만 한곳이 아닌 여러 호텔과 계약을 맺고 있어서 체계적인 단체 교육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텔 내에서 객실 컨디션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메이드기 때문에 하우스키퍼 실무자는 메이드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객실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관광공사는 등급 심사에서 위생 점검을 더욱 꼼꼼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광공사는 "그 동안 객실 상태만 평가해와 청소 과정을 놓쳤던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는 오염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ATP로 커피포트, 티스푼 오염도 측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이드 분들이 매뉴얼에 따라 청소를 하고 있는지 설문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법규 개정을 통해 위생관리 부분에 대한 평가지표를 꾸준히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문제가 불거진 이후 자치구의 협조를 얻어 가까운 시일 내 호텔 객실 내 위생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숙박업소가 청결 상태를 유지해야한다는 의무사항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시되어 있지 않아 보건복지부에 법령 개정을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Tag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