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청년실업률 4년 연속↑…OECD 회복세와 대비
韓 청년실업률 4년 연속↑…OECD 회복세와 대비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09.24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규직·비정규직 등 이분화된 고용구조 양극화 주요 원인
“청년 고용 내년까지 안 좋을 것…실업 안전망 확충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선진 각국에서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고용 훈풍이 불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유독 한국의 실업률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며 악화하고 있다.

24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15~24세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 2011년 9.5%에서 이듬해 9.0%로 떨어진 뒤 2013년에는 9.3%로 상승 전환했다.

또 2014년에는 10.0%로 두 자릿수에 올라선 데 이어 △2015년 10.5% △2016년 10.7% 등 4년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체 실업률이 지난 2014년부터 3년 연속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층 실업률 악화가 더 먼저 시작된 셈이다.

통계청 및 OECD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1%였던 한국의 실업률(계절조정)은 △2014년 3.5% △2015년 3.6% △2016년 3.7% 등 3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청년층 실업률이 4년 연속 증가한 OECD 회원국은 한국, 오스트리아, 터키 등 3개국 뿐이었다.

터키는 최근 4년간 17.0%→17.8%→18.5%→19.5% 등으로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곡선을 그렸고 오스트리아는 지난 2011년 9%에서 6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11.2%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OECD 회원국의 청년층 실업률은 금융위기 때를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16.7%를 기록했던 OECD 청년층 실업률 평균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13.0%까지 낮아졌다.

개별 국가로는 미국의 청년층 실업률이 10.4%로 지난 2000년(9.3%)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일본은 지난 2003년 10.1%로 현재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5.2%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청년층 실업률 역시 지난해 18.7%로 2008년(15.6%)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나 한국의 청년층 실업률은 오히려 금융위기 시절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2009년과 2010년의 9.8%보다 오히려 0.9% 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00년(10.8%)에 근접했다.

이처럼 한국의 고용 한파가 길어지는 것은 일차적으로 장기화한 경기 침체 영향이 있지만 그에 앞서 정규직·비정규직 등으로 이분화된 고용구조의 양극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노동시장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 지원에도 고용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실업 안전망 확충 등 시장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실업급여 확충 등을 통해 경직된 고용구조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준환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력수급을 보면 일자리보다 시장에 나오는 청년층이 더 많아 내년까지는 안 좋은 추세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달 발표될 일자리 창출 5년 로드맵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해소할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모두 노동시장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더 경직성이 부여되는 상황”이라며 “임금이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떨어져 나온 정규직과 쉽게 해고되는 임시직을 흡수할 수 있는 실업 안전망 확충에도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