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영웅’문대성 IOC위원 당선쾌거
‘태권도영웅’문대성 IOC위원 당선쾌거
  • 신아일보
  • 승인 2008.08.2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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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결승에서 왼발 뒤 후리기로 금메달을 따냈던 ‘태권영웅’ 문대성 동아대 교수가 국제올림픽 위원회(IOC)선수 위원이 됐다.

아시아인이 IOC선수위원 된 것은 문 교수가 처음이다.

그것도 후보 투표에서 총 7216표 중 3220표를 얻어 후보자 29명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어느 의미에서는 금메달 몇 개와 비교가 안될 만큼 빛나는 쾌거다.

문 교수가 선수위원 후보 등록을 했을때만 해도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득표 1위는 고사하고 당선권 4위내 진입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었다.

태권도라는 종목이 육상이나 테니스 수영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진 종목이 아니어서 인지도면에서 밀리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 외교력도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문 교수는 이런 악조건을 한국인 특유의 ‘끈기’로 극복했다.

흰색 태권도복으로 갈아입고 선수촌을 누비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수들을 만난 것이 주효했다.

그야말로 이번 올림픽 최대의 이변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IOC위원으로 3명이 활동했다.

그러나 2005년 김운용 전 대한체육회 회장에 이어 지난해 9월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사퇴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만 남았다.

문 교수의 당선이 갖는 의미가 크다.

IOC선수위원은 임기 8년에 동·하계 올림픽 개최 투표권 등 모든 권한이 일반 IOC위원과 똑같다.

무엇보다 광주의 201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청주의 2017년 동아시아 경기·나아가 부산의 2020년 하계올림픽은 물론 앞으로 국제 행사유치에도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 교수의 쾌거는 비단 이런 눈앞의 실익만이 아니다.

중국 일본 등 세계 강대국의 손길이 닿지 않은 IOC선수위원 분야에 한국이 누구보다 먼저 치고 나가 선점했다는 기개는 한국민들의 자긍심 앙양에도 고무적이다.

다른 IOC위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돈과 시간 지혜 등 온갖 머리를 다 동원했다.

국가적 노력과는 다르다.

문 교수는 이번 올림픽 기간 중 태권도방송 해설위원 자격으로 일을 해가며 선거 운동을 벌였다고 했다.

잠자는 시간 만 빼놓고 15시간을 타국 선수들의 한 표에 매달렸다니 그 집념과 땀방울도 대단했다.

솔직히 국민 가운데 문 교수의 이번 선거전을 아는 이가 몇 사람이나 될지. 이처럼 묵묵히 음지에서 일하는 이들이 사회의 귀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