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에 오롯이 떠있는 ‘울릉도’
동해바다에 오롯이 떠있는 ‘울릉도’
  • 최 연 충 부산국토관리청장
  • 승인 2008.07.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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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울릉군, 예로부터 도둑, 공해, 뱀이 없고 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이 많다 하여 3無5多의 섬으로 불리운다.

섬은 외롭다.

뭍에서 떨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로 그렇다.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은 그래서 애잔한 감상을 불러일으키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섬사람에게도 연민의 마음을 갖게 만든다.

주위에 비슷한 섬들이 무리지어 있으면 그나마 좀 낫겠지만 동병상련(同病相憐)할 이웃조차 없이 홀로 선 섬은 더욱 보기에 애처롭다.

거친 동해바다 한가운데 오롯이 떠있는 울릉도가 그런 곳이다.

면적 72.56㎢인 화산섬으로서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북도 울릉군, 예로부터 도둑,공해,뱀이 없고 향나무,바람,미인,물,돌이 많다 하여 3無5多의 섬으로 불리운다.

포항에서 바닷길로 217km, 시속 47노트짜리 쾌속선을 타고서도 꼬박 세시간을 달려야 가닿을 수 있는 곳이다.

어지간한 사람도 슬슬 배멀미기운을 느낄 만할 때쯤이면 저멀리 짙은 암록색을 띤 울릉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제주도만 해도 육지와는 전혀 다른 이국적 풍모를 지니고 있지만 울릉도의 정취는 제주도와도 사뭇 다르다.

둘 다 신생대제3-4기 사이에 형성된 화산섬이긴 하지만 울릉도의 경우는 두번의 화산폭발이 연속으로 일어나서 생긴 이중화산의 특징을 갖고 있다.

섬을 통털어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와 그 속의 알봉이 이를 잘 나타내준다.

제주도가 방패를 엎어놓은 형태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반면 울릉도는 종상화산(鐘狀火山)으로서 급경사이며 해안도 대부분 절벽으로 바다와 면하고 있다.

지질면에서도 제주도가 90%이상 현무암지대인 것과 달리 울릉도는 전반적으로 밀도가 높고 단단한 조면암과 안산암으로 형성되어 있다.

식생도 다양하여 65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데, 특히 명이나물과 부지깽이나 물은 울릉도만의 독특한 맛을 선사해준다.

이같이 천혜의 조건을 갖춘 울릉도이지만 어지간히 큰 맘 먹지 않고서는 막상 찾기가 쉽지는 않다.

현재 울릉도가 안고 있는 최대현안도 단연 열악한 교통여건을 개선하는 문제가 아닐까 한다.

우선 육지로부터의 접근성이 취약하다.

교통편이래야 포항과 묵호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하루 1-2편의 여객선이 전부다.

헬기장이 있지만 비상수송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섬 내부의 교통여건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부터가 너무 비좁고 접안시설도 노후해서 여객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로사정은 더 심각하다.

해안을 끼고 일주도로(지방도 926호)가 나있긴 하지만 노폭이 좁고 굴곡이 심한데다가 포장상태도 변변치 못하다 그나마 전체 44.2km구간 중 섬 동북단인 ‘섬목’에서 ‘내수전’까지의 4.4km가 미개설상태로 남아있어 일주도로의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0년대초부터 시작하여 거의 40년동안 도로개설에 투자한 결과가 이런 정도이니, 그동안 우리가 울릉도에 대해 얼마나 무심했었는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들어 울릉도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여러모로 강구되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지방도 926호선을 국가지원지방도로 지정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 조치가 성사되면 대폭적인 국비의 지원을 받게 되므로 미 개설구간 4.4km의 연결은 물론이고 기존도로의 선형개선과 관리에도 숨통이 트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동쪽에서는 5천톤급의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새 항구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직은 구상단계이긴 하지만 섬 남단인 가두봉 인근에 소형비행장을 건설하여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방안도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울릉도는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자원일 뿐만 아니라 우리땅 독도를 확고히 지켜나가기 위해서도 소중한 터전이다.

그럼에도 늘 울릉도를 떠올리면 마치 혼자서 젖먹이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소년가장같은 처지가 연상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