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 대신 '건축', 도시재생 강조하는 서울시
[기자수첩] '건설' 대신 '건축', 도시재생 강조하는 서울시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7.09.07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열린 'UIA(국제건축연맹)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개막식에서 건설의 시대가 아닌 '건축의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PT발표 형태의 강연을 통해 삶이자 문화이자 예술로서의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한 측면에서 박 시장은 자신의 서울시장 임기 중 추진해 온 도시재생 사업 등이 '건설에서 건축으로의 대전환'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도시 재생은 외국의 사례처럼 시설 개조나 개량보다는 재개발 혹은 재건축 중심에 치우져 있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역대급 부동산 대책으로 평가받는 8.2부동산 대책 이후 재건축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안전진단 기준 D와 E에 해당하는 노후주택의 재건축 추진이 상당수 답보상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 불가' 등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결과인데 최근에는 건물을 보강하거나, 역할을 재설계하는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의 메카로 불리는 각 나라의 도시들은 어떻게 노후화된 건축을 재사용하고 있을까?

시설 개조 혹은 개량 사업이 중심이 된 뉴욕과 과거의 건물을 일부 살려서 조화롭게 하는 영국 런던 등 우리가 참고해야 할 나라들은 매우 많다.

특히 뉴욕은 기존 시설을 있는 그 자리에 두되 기능과 역할을 재설계한 후 개량 사업을 주로 하는데, 1930년대의 화물열차용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조성한 '하이라인 파크 프로젝트' 시행 이후 공원은 연간 40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다른 나라의 성공적인 사례를 참고할 때 엄청남 시간이 드는 재건축보다는 시설 개조나 개량에 맞춘 도시 재생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지금 상태에서 '빨리빨리'만 강조한다면 매번 갈아엎는 보도블럭처럼 엄청난 세금이 낭비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권하는 것처럼 서울시는 속도 조절과 함께 도시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검토와 주민의 수요를 심층 분석하여 설계에 반영하기를 권한다.

[신아일보] 박규리 기자 bgr8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