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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세평] 길을 잃지 않는 방법
[신아세평] 길을 잃지 않는 방법
  • 신아일보
  • 승인 2017.09.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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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돈 미술가·수원대 교수협의회 부대표
 

경경위사(經經緯史)는 학문의 진리, 금석학과 고증학을 씨줄로, 역사를 날줄로 삶이라는 베틀에서 베를 짜겠다는 추사 삶의 좌표(座標)였다. 추사의 좌표는 10여 년, 유배의 분노, 부조리와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믿음이었고, 추사체로 나아가는 불쏘시개였다.

교수협의회 활동으로 밉보여 학교법인으로부터 해직당한지 4년이다. 학교 법인과의 다툼은 1인 시위에서 법정 투쟁으로 바뀌었다. 나는 4년 동안 학교로부터 3번의 해직 처분을 받았고, 지금은 복직을 다투는 법정 투쟁 중이다. 4년 전 재직하고 있던 대학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시작된 투쟁은 모든 상실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길을 찾던 중 정대화 교수(상지대, 사립학교 개혁과 비리 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만났다.

지난 7월 정 교수는 ‘상지대 민주화 투쟁 40년’이란 책을 출간했다. 출판 기념 북 콘서트에 초대했기에, 사학 민주화 투쟁의 역사와 이를 이끈 정 교수가 사학비리 척결의 좌표라는 생각에 추사(秋史)의 반려구(伴侶句) 경경위사를 쓴 합죽선을 선물했다.

‘헐~, 4아~십 년!’

상지대는 1955년에 설립되었으니 올해로 62년이 되었다. 1972년 김문기가 임시이사로 파견되면서 분규가 시작되었고, 정대화 교수는 1996년에 교수로 부임해 교수협의회의 활동을 시작하면서 21년을 김문기와 싸우는 중이다. 파면, 해직, 복직, 징계, 파면, 단식, 직위해제 다시 파면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상지대 민주화 투쟁 40년’은 사학비리의 루트부터 정치, 경제, 사회, 법, 교육, 관료주의가 가진 문제까지 유기적인 사학비리 문제를 총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 대학자치기구,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사립학교법, 교권탄압, 대학정책 등의 부조리에 맞서 교수, 직원, 학생, 시민연대, 언론이 함께 ‘대학 민주화’와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기 위해 싸운다. 상지대의 문제는 상지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비리사학은 상지대와 같은 문제를 안고 같은 전철을 밟으며, 해결책도 상지대를 좌표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대한민국 비리사학의 관계자는 명심하라. “4아~십 년?, 끝까지 간다!”

궁금했다. 그가 한결같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책 말미 437쪽, “말하는 정의, 표현하는 정의, 실천하는 정의, 행동하는 정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정의 하나를 실천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작은 정의 하나, 실천을 실현하는 것!’

어쨌거나 한번 해보시라.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거 인정. 

 

에필로그 : 상지대학교는 최근 관선이사가 파견되었으며, 정대화 교수는 2017년 8월 21일자로 상지대학교 총장직무대행으로 선임되었다.

/손병돈 미술가·수원대 교수협의회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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