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대통령 100일, 임기 끝까지 초심 잃지 않길
[사설] 文대통령 100일, 임기 끝까지 초심 잃지 않길
  • 신아일보
  • 승인 2017.08.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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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당선 후 인수위 없이 곧바로 업무에 들어간 문대통령은 그동안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신선한 모습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여소야대 정국에 보수정권 적폐, 외교적 난맥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출발했지만 파격 소통 행보와 탈권위가 국민의 지지 받아 합격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 부터 환영 나온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셀카 촬영 요청에 활짝 웃는 모습으로 응했고, 회의 때에도 직접 커피를 타 먹으며 권위를 타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셔츠 차림에 커피 잔을 들고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담소하는 서민적 소통 행보를 보여 주기도 했고, 청와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3000원짜리 식사를 함께 하고, 여야 5당 대표 간 회담에서는 직접 원탁 테이블을 옮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행사 때마다 눈높이를 맞춰 인사하는 모습으로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도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로 시작했다. 이후 광주 5·18 유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세월호 유가족 등을 만나 국가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을 약속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며, 가슴 아픈 국민들을 껴안기에 나서는 감성 정치를 펼쳤다.

또 청와대 앞길을 50년 만에 전면 개방하고 관람객에게 직접 인사 하는 등 국민의 대통령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취임 100일까지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 불가할 정도로 돋보였다. 그러나 인사 문제에 고집을 부렸던 것은 ‘옥의 티’라 할 수 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잇따라 낙마, 부실 인사 검증 문제가 불거지면서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로 임용하지 않겠다는 5대 원칙을 파기한 코드,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인사 문제로 정치권이 강력 대치하며 문 대통령이 강조한 협치의 모습이 흔들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 키워드는 국민대통합과 적폐 청산, 국민이 주인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건설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먼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내외신 출입기자단과 청와대 경내 공개 기자간담회도 색다르게 열렸다.

예전처럼 사전 질문 요지를 받지 않고 무제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돼 파격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는 일도 차질 없이 준비해 오는 등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자 했던 100일이었다”고 자평하며 “모든 특권과 반칙,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중단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100일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 만큼 국민들의 기대와 염원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임 100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는 워밍업 수준이었다면 본 게임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은 만큼 책임의 무게도 막중하다. 북핵 문제 등 대내외적 환경들이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생각이 앞선다면 앞으로의 진일보는 애시당초 그른 일이다. 국민의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5년 후에도 초심이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정의로운 대통령으로 오래 기억되길 기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