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GWDC와 삼인성호 (三人成虎)
[기자수첩] GWDC와 삼인성호 (三人成虎)
  • 정원영 기자
  • 승인 2017.08.1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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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국시대 위 혜왕 때의 일이다. 방총이란 자가 위나라의 태자와 함께 조나라의 한단으로 볼모로 가게 됐을 때 방총이 혜왕에게 물었다.

“여기 한 사람이 있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왕께서는 그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혜왕은 “누가 믿겠는가!”라 답했다. “그럼 두 사람이 똑 같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방총이 다시 물었다. “역시 의심스럽지!” 혜왕의 답은 같았다.

“그럼 세 사람이 똑 같이 말하면 왕께서도 믿으시겠지요·” 방총이 3차로 물었다. 그러자 혜왕은 “그건 믿지!”라며 전과 다르게 답했다.

중국전국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거짓이 진실을 가린다’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요즘 구리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조성사업’에 대한 진실공방을 논하기 위해 중국 고대사를 인용한 부분이다. 또 GWDC라는 허무맹랑한 사업에는 거짓으로 진실을 가린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적시하기 위함이다.

지금 구리시 곳곳에는 ‘GWDC의 실체를 밝히라’는 시민단체의 현수막과 이를 반박하는 소위 GWDC 관계자들의 변명 섞인 현수막이 서로 엉켜 혹세무민하며 도시가 엉망이다. 한쪽은 비판이라하고 또 다른 한쪽은 비방이라 주장하지만 이미 시민들은 알고 있는 눈치다.

10년이나 GWDC를 지켜보며 진실을 가리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방이란 남을 헐뜯는 것을 말하고, 어떤 사실이 정당한가 정당하지 않은가 평가하는 것은 비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은지 충분히 알만하다.

한 사람은 10년을 질질 끌어오며 GWDC를 선거용으로만 써먹었다. 이제 그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매한 행위는 중지할 때도 되지 않았나.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 그의 코처럼 거짓말을 쉽게 드러낼 수는 없겠지만 ‘얼굴’과 ‘말’에 주의를 기울이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맞힐 수 있다.

GWDC에 대해서는 국가 감사원과 행자부에서 이미 자격미달로 지적됐고 명확하게 밝혀진 부분임에도 자기의 잘못은 없다며 1년여 조금 넘은 현시장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공청회를 주장하는 이유는 안 봐도 불을 보듯 훤하다.

역사 속에 사그라져 가는 본인의 이름을 회자시켜 보자는 속셈인가.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만천하에 밝혀진 진실을 앞에 놓고 또 얼마나 현란한 말솜씨로 시민들을 우롱하려는가. 이번에야 말로 시민들은 눈 똑바로 뜨고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신아일보] 정원영 기자 wonyoung55@hanmil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