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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세평] 위기의 한국 대학,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정상화하고 지속가능하도록 해야
[신아세평] 위기의 한국 대학,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정상화하고 지속가능하도록 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17.08.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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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국내 산업과 민주주의는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압축적으로 성장을 해왔다. 대학은 1980년대까지 사회의 높은 교육열을 기반으로 변변치 않은 시설에도 불구하고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왔다. 대학의 구성원들은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민주주의의 탄생과 발전에 기여해 왔다.

대학도 그동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괄목한 성장을 해왔다. ‘201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학에 다니고 있는 유학생 수는 2015년 10만 명을 넘어섰다. 해외로 보내기만 하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전벽해와 같은 모습이다. 1995년 대학설립이 완화되기 이전 190여개이었던 대학의 수는 2016년 432개(일반대 189개, 전문대 138개, 대학원대 46개)로 20여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대학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출산률 저하와 이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대학정원이 수험생보다 16만 명 더 많아 정원을 채우지 못해 ‘도산’하는 대학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23년까지 100여개, 2030년까지 200개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4년~2022년까지 세 차례의 대학구조개혁을 단행해 대학정원을 16만명 감축할 계획이다.

다양한 형태의 위기가 압축적인 양적 성장에 따른 부작용, 사회·인구구조의 빠른 변화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인해 대학내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위기는 재정 위기이다. 지난 7년간의 등록금 동결은 학부모의 부담 경감, 대학의 불필요한 지출 감소를 긍정적 결과로 가져왔다.

반면 국공립대와 사립대, 학교·지역별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개설 강의수의 축소, 강의의 대형화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교육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감소, 교수의 신규채용의 급감과 비정규직 교수로의 대체 증가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는 크게 등록금 인상, 법인전입금 확대, 공적 재정 지원의 확대, 기부금 제도의 활성화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의 두 가지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국내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준이 2016년 연 736만4000원으로 OECD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립대 법인의 법정전입금 확충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2014년 기준 서울지역 73개 사립대 법인 중 27.3%인 20개 대학만이 법으로 정한 전입금을 제대로 부담하였다. 전국 326개 사립대 중 28개는 0%, 78개는 10%미만을 부담했다. 100% 납입한 사립대 법인은 82개, 즉 4분의 1에 불과하였다. 결과적으로 244개 사립대학이 교비회계, 즉 등록금에서 내도록 한 법정전입금이 3000억원을 넘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대안은 나머지 2가지, 즉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확대와 기부금제도밖에 남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PRIME’(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SW(소프트웨어)특성화대학’ 등과 같은 사업방식으로 대학을 지원해왔다. 이 같은 사업방식은 대학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지만, 사업 수주를 위한 불필요한 학과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학내 분란과 대립, 사업수행을 위한 행정력 낭비라는 부작용을 초래해 왔다.

향후 대학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원방식의 패러다임이 필수적으로 전환되어져야 한다. 사립대가 고등교육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기형적 구조를 바꾸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립대에 대한 재정지원방식을 국립대와 마찬가지로 기본 운영경비 지원, 등록금 지원, 교육 시설의 개선과 확충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부금제도도 미국과 유럽처럼 이익의 사회 환원, 인재를 양성해 사회에 ‘공급’하는 대학에 대한 사회의 책임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구절벽 현상에 따라 소멸하게 되는 대학을 정부가 인수하여 공적으로 활용하는 제도적 방안도 선제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개별 대학들의 경영 효율화와 고통 분담, 정부와 국민의 사립대에 대한 제도적 통제권과 감시권 강화를 전제로 이루어져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위기, 특히 사립대학의 위기가 구조조정의 호기, 고등교육의 질적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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